중국 '일대일로' 재원 마련 우려 고조… 글로벌 은행, 투자 놓고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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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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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5일(현지시간) 베이징 근교 휴양지 옌치후(雁栖湖)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폐막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중국의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재원 마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글로벌 은행들이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시진핑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1240억 달러 추가 투입"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2013년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순방 때 내놓은 개념이다.

'일대'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권'을 의미하고, '일로'는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해상 협력을 기초로 동남아시아에서 출발해 서남아시아를 거쳐 유럽,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이 사업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세계 인구 기준 60%를 차지하는 65개 국가에 걸쳐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일대일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1240억 달러(약 140조원)를 추가로 투입해 중국과 연계 국가 간의 항구·철도·도로·산업단지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자금 조달 우려 확산

이 같은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데 약 26조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2013년 일대일로를 추진한 이후 5000억 달러를 투자했다.

문제는 향후 전체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해 중국 혼자서 비용을 감당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글로벌 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달 초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관련국 내 기반 시설과 주요 사업의 자금 수요가 강하다"며 "글로벌 시장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3에서 A1로 한 단계 낮추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실정이다. 이어 무디스는 중국 정부의 구조개혁조처가 역부족이라며 불어나는 부채를 막지 못한다면 국가신용등급의 추가 강등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일대일로 사업에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중국 정부의 주도 하에 중국 국영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데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되면 자금 조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 나티시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5년 간 5조 달러에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외국 은행들이 참여가 필요하다"며 "중국의 정책 은행과 상업 은행 자체적으로 전체 자금을 조달 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 당국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 글로벌 은행, 자금 투입 놓고 고민

다만 신흥국 시장에서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우 부실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호주뉴질랜드은행(ANZ) 관계자는 "참여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 중국 담당자도 "외국 은행들이 중국 기업 및 벨트 및 도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를 열망하고 있지만 세금, 재무 계획 및 위험 관리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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