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공자학원' 중국인 강사 비자 발급 거부… 양국관계 파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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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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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 보복 조치로 비춰질 수도… 법무부 "사드 갈등'과 무관

권익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10일 서울 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2017년 법무부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공자학원' 중국인 강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해 양국관계에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비자 발급 거부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규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13년간 비자 발급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고, 국내 외국어학원 등 교육기관이 외국인 회화강사를 초청할 때 발급받는 'E-2 비자'는 고용계약서, 강의시간표 등 서류만 제출하면 어렵지 않게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자학원 중국인 강사의 고용관계와 보수지급 체계가 현행법 테두리에 어긋난다며 비자가 만료된 일부 강사와 대체 강사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해외에 중국어를 보급하고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2015년까지 국내에 22곳이 문을 열었다. 대부분 국내 대학과 중국대학이 협력관계를 맺고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의 A대학은 지난해 11월 대학 내 공자학원에서 5년여간 근무한 중국인 부원장의 E-2 비자에 대한 1년 재연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 출입국 관리사무소는 고용관계 및 보수지급 체계가 E-2 비자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올해 1월까지 2개월만 연장해주고 1년 연장을 거부해 이 학원 부원장은 지난달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대학은 후임 중국인 부원장의 E-2비자도 반려되자 이번에는 '초빙교수' 자격을 부여해 E-1(교수) 비자를 발급 받으려 했지만 이 역시 실제 근무지와 보수지급 주체 등의 문제로 불허됐다.

A대학은 공자학원의 중국인 강사 10명 중 E-2 비자 만기가 임박한 5명을 교체하기 위해 중국 측이 새로 선발한 강사 5명에 대한 E-2 비자를 최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청했지만 발급받지 못했다.

대학 측은 공자학원에서 6∼7년간 문제없이 받아온 비자가 갑자기 중단돼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공자학원을 운영 중인 다른 대학들도 정부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다른 대학에서도 공자학원 강사들 비자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 E-2 비자 불허 방침이 시행돼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측과 함께 공자학원 개설 대학들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법무부 측은 "중국인 강사들이 국내 기관이 아닌 중국 정부와 고용계약을 맺고 있고, 급여부분에서도 중국 측이 부담하는 탓에 현행법에 어긋난다"며 E-2 비자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공자학원의 중국인 강사들에 대한 E-2 비자 발급 중단이 최근 양국 사이에 불거진 '사드 문제'와는 무관하다는 것과 협의를 통해 대안 마련에 나선다는 게 법무부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국내 초청 공자학원 E-2 강사들의 고용관계 및 보수지급 체계가 채용 기준에 맞지 않은 사실을 발견해 법령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일부 신청 건을 거부 또는 반려했다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다.

한편 공자학원의 주기능인 중국어 강의는 중국 교육부에서 선발·인증한 원어민 강사가 파견돼 담당하고 있다.

국가별 공자학원 수는 미국이 109곳으로 가장 많고 영국 29곳, 한국 22곳, 독일 18곳, 러시아 17곳, 프랑스 17곳, 일본 14곳, 태국 14곳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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