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경영' 외친 쿠첸, 자사 밥솥 잇단 원인 모를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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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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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최고의 품질'을 강조해 온 가전제품업체 리홈쿠첸이 자사 밥솥에 원인모를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항의에 부실한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급속도로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경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쿠첸 밥솥이 혼자 불이 났어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 게시물은 10시간도 채 안 돼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접속했으며, 공감한다는 뜻의 ‘추천’을 100명 넘게 남겼다. 쿠첸 밥솥을 사용했던 네티즌의 댓글도 수십 개 달렸으며 ‘쿠첸 밥솥의 원인 모를 발화’에 대한 자신의 경험도 공유했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쿠첸 전기밥솥(모델명: LB0603FR)을 사용한 A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무엇인가 타는 듯한 냄새에 집안을 확인했으나 이상이 없어 출근길에 나섰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다시 집으로 되돌아가자 자욱한 연기가 새어 나왔다. 멀쩡하던 전기밥솥이 타고 있었던 것. 당시 전기밥솥은 내솥이 없이 전기코드만 꼽아둔 상태였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돼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크게 놀란 A씨는 같은 날 쿠첸 측에 이런 사실을 알렸다.

이에 대해 쿠첸 측은 자사의 매뉴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만 내놨다. 분개한 A씨는 쿠첸 측과 사고처리에 관해 수차례 논쟁을 벌였으나 지난 18일 '피해가 있었다면 보험처리와 위로금으로 50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는 통보만 받았다.

쿠첸 통합마케팅팀 관계자는 “A씨와 수차례 통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을 하려고 했으나 서로의 의견을 좁히기 어려웠다”며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A씨가 사용했던 전기밥솥을 회수하려고 했으나 그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쿠첸 측은 이미 비슷한 사건으로 인해 법원에서 보상을 해주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지만 원인규명과 적절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B씨는 "2014년 8월 쿠첸 전기밥솥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 아파트 내부와 가재도구 등이 불에 타는 손해를 봤다"며 원상복구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서울고법 민사5부(최성배 부장판사)는 “쿠첸은 김씨에게 638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발화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화재의 외부요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 전기밥솥 전선 부위에서 최초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쿠첸 통합마케팅팀 관계자는 “2014년 8월에 사고가 났던 제품과 최근 사고가 발생한 제품은 모델 자체가 다르다”며 “빠른 시간 내에 A씨의 제품을 회수에 원인 규명에 나설 것”이라며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정윤선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소비자 안전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빠르게 조치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공산품을 관리하는 국가기술표준원도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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