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앞두고 꺼낸 ‘국대 선후배’ 황선홍·서정원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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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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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축구회관)=황선홍(48) FC 서울 감독과 서정원(46) 수원 삼성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대표팀에서 극적인 골을 합작했던 두 사람이 이제는 FA컵 결승전에서 라이벌팀의 감독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16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미디어 데이에는 황선홍 서울 감독과 고요한, 주세종, 서정원 수원 감독과 염기훈, 홍철이 참가했다.

두 팀은 오는 27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차전, 12월3일 오후 1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라이벌인 수원과 서울의 감독이기 이전에 서정원 감독과 황선홍 감독은 오랜 시간 축구를 함께 해 온 선후배 사이다.

미디어데이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준비한 사진 한 장은 두 사람을 국가대표 선수 시절로 잠시 되돌려 놨다. 사진 속 서정원 감독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1-2로 뒤진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후 세리머리를 하고 있었다. 환호하는 서정원 감독 옆에는 골을 넣은 사람보다 더 좋아하는 황선홍 감독이 있었다.

사진을 본 황선홍 감독은 “오른쪽으로 공을 차 놓으면 그곳에는 다 서정원 감독님이 있었다. 그 덕을 많이 봤다. 내가 찾는 측면 미드필더가 서정원 감독 같은 선수다”고 칭찬했다.

이어 황선홍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내가 골을 넣었다고 생각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서정원 감독님이 골을 넣은 경우가 많았다”며 “서정원 감독님이 1998년 4월 잠실에서 나에게 멋진 도움을 줘서 아픈 기억을 털어낼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1998년 4월1일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와 일본의 친선전에서 황선홍 감독은 1-1이던 후반 27분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비가 내린 그라운드를 미끄러지는 황선홍 감독의 골 세리머니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의 ‘인생골’을 어시스트했던 선수가 바로 서정원 감독이다.

후배의 뇌리에도 18년 전 상황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서정원 감독은 “수중전으로 치러진 잠실 한일전은 중요한 경기였다. 내가 도움을 해 황선홍 감독님이 좋은 골을 넣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선배 황선홍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황선홍 선배는 우리나라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황 감독님이랑 같이 경기할 때는 마음이 편했다. 10년 동안 같이 생활하고 경기하다보니까 눈빛만 봐도 잘 맞았던 콤비다”고 전했다. 최전방 공격수였던 황선홍 감독과 오른쪽 측면 공격수였던 서정원 감독은 ‘환상의 짝꿍’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행사 내내 이어졌다. 황선홍 감독이 먼저 FA 우승컵을 들고 사진을 찍자 서정원 감독은 “안 어울리네”라며 장난을 쳤다. 사진을 찍고 자리로 돌아온 황선홍 감독은 “안 어울린다고 했다”며 웃음 가득한 주의를 준다.

분위기는 따뜻했지만, 승부에 있어서만큼은 한치의 양보가 없었다. 라이벌 팀의 감독이 된 두 사람은 FA컵 결승전에서 ‘멋진 축구’를 다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은 잊은 지 오래됐다. 감독으로써 FA 컵 우승도 해보고 준우승도 경험을 해봤다.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피부로 느껴봐서 알고 있다. 2등은 필요 없다.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승리해 팬들에게 우승컵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2016년은 힘들었던 한 해였다. 하위 스플릿에 떨어졌고, 밑에까지 내려가 보기도 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뭉쳐서 마지막에 힘을 내줬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하지 않다. FA컵 결승에 올라왔는데 2016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황선홍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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