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의 IT스캐너] 'IoT 열등감' 여실히 보여준 KT와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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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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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신경 안쓴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크게 긴장해서 라고 할 수도 없고... "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지난 3일 열린 'KT·LGU+, NB-IoT 소물인터넷 사업협력' 간담회에서 양사간의 이번 공조가 경쟁사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로라(LoRa) 기반의 서비스 확장에 따른 긴장감 때문이냐는 질문에 말끝을 흐리며 이같이 답했다.

이날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SK텔레콤이 LoRa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발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서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또 다른 IoT 전용망 NB-IoT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간담회에 내내 IoT시대를 이끌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보여주기 위해 NB-IoT를 선보인다기 보다는, SK텔레콤의 LoRa를 깎아내리기 위해 급조해 NB-IoT를 동원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무엇보다 KT와 LG유플러스가 NB-IoT의 상용화를 위해 내놓은 사업협력 방안이 전혀 구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사가 협력해 NB-IoT를 확산시키겠다고 선언했으니, 투자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부연은 필수다. 그러나 김준근 KT기가IoT사업단장은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그런 궁금증이 있을 것이고, 우리도 그 부분에 대해서 실제로 양사의 네트워크 전문가들이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고려할게 굉장히 많아서 현재도 미팅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한준호 기자 ]


SK텔레콤은 이미 1000억원을 투입해 전국에 LoRa망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10월말 현재 500여 기업에 모듈을 무료로 배포했다. 올해말까지 총 10만개를 배포한다는 목표로 다음 단계인 IoT 생태계 확장에 진입한 상태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NB-IoT는 내년에야 전국망이 완료된다. 이것이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해도 SK텔레콤의 전국망 구축보다 1년이나 늦은 출발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해 지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김 단장도 "투자규모가 명확히 드러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이 KT와 LG유플러스의 NB-IoT 전국망 구축까지 손놓고 기다려주지 않는 이상, SK텔레콤은 이들보다 한 단계, 두 단계 더 앞서갈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도, 안성준 부문장은 "
1년 늦는다... 그래서 지금 로라망이 많이 붙어 있습니까?"라며 오히려 여유를 부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NB-IoT로 공동사업을 펼칠 수 있는 영역을 소개하면서 가스나 수도, 전기의 원격검침, 스마트 미터링을 제시했지만, SK텔레콤은 이미 SKC공장에 LoRa망을 활용한 실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상태다.  

IoT 전문가는 "아직 망도 없는 사업자들이 망이 깔려있는 사업자를 흠집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LoRa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공동발표를 서둘러 준비하는 바람에 알맹이 없는 간담회가 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에선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펼치다 걸음이 빠른 토끼가 방심해 거북이에게 패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상황은 이와 반대로 한발 앞서가는 SK텔레콤을 추격하는 KT와 LG유플러스가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꼴이니 승부는 불 보듯 뻔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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