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신용카드사 뚫렸다 …비대면 카드발급 확대하자 명의도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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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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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대형 카드사들의 카드발급 체계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모바일·온라인 비대면 카드발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핀테크 정책이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전통적인 판매채널인 모집을 통한 카드 회원보다 비대면 채널 등을 통한 회원 모집을 강화하고 있다. 발급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은 기업계 카드사 위주로 두드러진다.

실제로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비대면 모집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 업계 처음으로 온라인·모바일 카드 발급 시스템을 24시간 365일 신청·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편했다. 이 시스템이 탄력을 받으면 점차 비대면 채널 발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올 상반기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규카드 모집 비중이 31%로 2014년 상반기에 비해 4%포인트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대면 카드 발급이 경쟁사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아직까지 은행을 회원 모집 창구로 활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비대면 채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자릿수에 불과했던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온라인·모바일 채널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문제는 이같은 비대면 채널 확대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카드발급체계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해킹한 타인의 정보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금품을 챙기는 사례도 발생했다. 실제 명의인이 아닌 일당들이 실물 카드를 정상적으로 받아 사용한 것이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20일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발급 받은 카드로 금품을 챙긴 이모(23)씨와 임모(22)씨를 사기 및 여신금융전문업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6월13일부터 지난 8일까지 김씨등 5명의 명의로 된 카드를 발급 받아 모두 1억5713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 등은 선불 유심칩으로 개통한 휴대전화 등을 통해 알아낸 개인정보로 5개 대형 카드사에서 신용·체크카드를 발급 받았다.

이들은 피해자 계좌에서 돈을 직접 인출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금과 상품권을 구매한 뒤 다시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경찰은 공인인증서 등 본인인증수단만 확보하면 실제 본인 확인 없이 인터넷으로 비대면 카드 발급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카드발급으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음을 지적한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정책의 일환으로 비대면 채널이 강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IT기술을 악용한 명의도용에 대해서 카드사들이 크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부작용이 계속 속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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