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총수 남매 '가족회사'에 땅 팔아 편법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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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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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영풍그룹 창업주 장병희 명예회장 2세인 장형진 회장ㆍ현주씨 남매가 서류로만 존재하는 '가족회사' 씨케이에 70억원대 땅을 팔아 편법증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씨케이가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 시그네틱스 주식을 사들여 온 것도 같은 목적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장형진 회장, 현주씨는 23일 경영컨설팅업체인 씨케이에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토지를 각각 38억원씩 총 76억원에 팔았다.

기업 형태가 유한회사로 외부감사법 대상에서 제외돼 온 씨케이는 장형진 회장 및 배우자 김혜경씨, 2세 세준ㆍ세환ㆍ혜선씨 측에서 2012년 말 100% 출자해 만들었다. 이 회사는 설립 후 수차례 증자를 거쳐 자본금을 130억원 이상으로 늘렸지만, 2014년까지 2년 넘도록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한 푼도 없었다.

이번 토지 거래에 앞서 씨케이는 5월 코리아써키트 주식 3000주(0.01%)를 매수했고, 설립 무렵부터 시그네틱스 주식 약 357만주(4.17%)를 보유해왔다.

장형진 회장 차남인 세환씨는 씨케이에 돈을 빌려주면서 해마다 이자를 올리기도 했다. 세환씨는 이달 초 9억원에 대한 상환만기를 1년 연장해줬고, 이율을 5.69%에서 6.68%로 1%포인트 가까이 높였다.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장형진 회장이 개인 토지를 법인에 팔면 양도세만 내면 되고, 비용처리도 돼 세금을 얼마 안 낸다"며 "통상 편법증여 목적으로 이런 방법이 쓰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컨설팅업체라면 큰 고정비나 운전자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입, 유상증자를 반복하면서 회사 크기를 키우는 데에는 경영승계에 활용할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런 지적을 일축했다.

씨케이 관계자는 "부동산 매입은 투자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설립한 지 얼마 안 돼 현재까지는 자금을 모아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편 정일권 전 합참의장 2세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던 현주씨는 이번 토지 거래에서 현주래프맨이라는 외국 이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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