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나리오 작가들 알리바바에 발끈, "같이 일 안한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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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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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픽처스 부사장 "서바이벌 형태로 스토리 공모해 시나리오 각색, 전문 작가 안쓴다"

  • 중국 시나리오 작가들 "시나리오 가치 무시했다, 알리픽처스와 일 안해" 보이콧 움직임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알리바바 산하 영화제작업체 알리픽처스(阿里影業) 고위급 인사의 '파격적인' 발언이 중국 시나리오 작가의 공분을 사고 있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쉬위안샹(徐遠翔) 알리픽처스 부사장이 한 포럼에서 한 발언으로 인해 중국 시나리오 작가의 알리픽처스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쉬 부사장은 27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원작과 IP간의 충돌'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시나리오의 가치를 경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시나리오 작가들의 원성을 샀다. 

쉬 부사장은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시나리오 업계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면서 "앞으로 전문 시나리오 작가를 따로 모셔오지 않겠다"고 파격 선언을 했다.

대신 "톄바(貼吧·인터넷게시판) 게시글 작성자, 무수한 인터넷 소설 작가를 모아 조를 나누고 스토리 공모 경쟁을 붙일 것"이라며 "서바이벌 게임처럼 한 명이 한 명을 누르는 식으로 우수한 스토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을 통해 선별한 스토리를 시나리오로 각색해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쉬 부사장의 발언은 바로 포럼에 참석한 시나리오 작가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나리오 작가 황후이(黃暉)는 "쉬 부총재의 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 전문성 없는 온라인 작가에게 스토리를 공모하고 이후 각색 작업만 시나리오 작가에게 맡긴다는 것은 시나리오 작가의 창작력, 문화·사상적 자질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시나리오 작가를 단순 '노동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항의했다.

쉬 부사장의 발언이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중국 시나리오 작가 상당수가 "작가와 시나리오의 가치를 무시하는 기업과는 일하지 않겠다"며 알리픽처스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중국 시나리오 작가 저우리밍(周黎明)은 "이 논리라면 감독도 많다, 카메라만 바꿔 찍으면 되지 않나, 이것이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그의 기업이 그리는 중국 영화계의 미래냐"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포럼에서의 발언으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쉬 부사장은 28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즉각 해명에 나섰다. 쉬 부사장은 "나 역시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알고 작가들을 존중하고 있다"면서 "시나리오가 필요없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알리픽처스도 28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시나리오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며 "알리픽처스는 시나리오 작가 등 전문인력의 가치를 존중하며 이들과 함께 영화라는, 창조산업의 미래를 열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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