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가계, 흔들리는 가정] "수포자(수학포기자)는 곧 대포자"...수학 사교육 부담 갈수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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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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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절대평가에 수학 중요도 갈수록 커져...학습부담 줄이는 교육개선 필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바쁜 걸음으로 학원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수학을 포기하면 대학을 포기하는 건데 애들 수포자(수학포기자)로 만들 수는 없잖아요. 애가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면서 (수학) 학원에 등록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자기도 나름대로 듣는 말이 있는거죠. 다른 애들은 과외 선생님을 붙이는 경우도 많은데 학원이라도 다녀야 안심이 되죠. 이게 현실이에요."(분당에 거주하는 학부형 박모씨(40·여)) 

영어 절대평가 등으로 대입시험에서 수학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수학 과목의 사교육비 부담이 갈 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교육비로 인한 가정 붕괴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학에 대한 학습 부담을 줄이는 교육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교육부의 '2014년 사교육비 의식조사에 대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2000원으로 전년 23만9000원 대비 1.1% 증가한 반면 1인당 월평균 수학 사교육비는 7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3.3%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어 사교육비는 6.2% 감소해 대조를 보였고, 영어는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같이 수학 과목에 대한 사교육비 증가가 높은 것은 학습 부담을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는 교육과정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교육 시민운동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안상진 부소장은 “과학의 경우 8과목 중 2과목만 하면 되지만 유독 수학 만큼은 모든 과목이 시험 범위로 양도 많아 초·중학교에서 뒤떨어지면 만회 못하고 수포자의 길로 접어들게 돼 과도한 학습 부담이 다른 과목과 비교가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습량을 줄이는 대신 무조건 외우고 문제를 푸는 식이 아니라 다양한 수업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프로젝트 수업, 협동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스템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크다.

현재의 수능 상대평가 제도 하에서는 무한경쟁이 극에 달하게 돼 과도한 학습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어 절대평가로의 전환을 통해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학 과목은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안 부소장은 “대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 수학에 부담이 더 커지게 돼 절대평가는 영어와 수학이 같이 가야 한다”며 “영어의 변별력을 다른 과목에서 보충해야 되는 경우 국어 아니면 수학인데 대학들은 국어로는 변별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어 수학의 변별력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되고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로 수학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설문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이 여전히 상대평가 방식으로 남아 있는 수학 교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인 763명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공부 고통과 사교육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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