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인물분석①] 차승원의 광해, 역사 속 모습과 얼마나 닮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4-20 1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MBC '화정']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연출 김상호 최정규)에서 차승원이 연기하는 광해군은 역사 속 실존 인물과 얼마나 많이 닮았을까?

'화정'에서 광해군(차승원)은 선조(박영규)에게 서자라는 이유로 멸시 당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국사를 돌보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 발발 후 나라를 버리고 피신한 선조와 달리 끝까지 남아 조정을 살피는 모습으로 백성들과 대신들의 신임을 얻었다.

무능한 선조를 왕좌에서 끌어내려 반역을 제안하는 조정대신들에게 거부의 뜻을 밝히고,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김개시(김여진)의 독이 든 탕약을 마시고 숨을 거둔 선조 앞에서는 "조선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고 다짐하며 끝까지 자신을 돌아봐 주지 않았던 선조에 대한 울분을 토했다.

선조가 승하한 뒤 뒤늦게 임해(최종환)의 역모 사실이 드러났을 때는 권력 앞에서 무너진 형제애에 분노하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방송 2회 말미 이덕형(이성민)에게 대동법 시행을 약속하며 함께 힘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대동법은 공납의 폐단을 줄이기 위해 지역 특산물을 쌀로 대체한 제도다.

드라마 '화정' 홈페이지 인물 소개란을 보면, 광해군은 일찍이 영리하고 조숙했으며 전란이 끝나고 인생 일대의 전환점을 맞이한 인물이라고 소개돼 있다. 이후 추악한 인간의 본질과 마주한 후 무자비하고 냉혹하게 자신을 단련했다고 성품이 변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명지대 사학과 한명기 교수는 역사 속 광해군에 대해 "인간적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던 인물이지만, 동시에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측면 또한 갖고 있었다"며 "서자로 태어나 선조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임진왜란을 겪고 왕이 된 후 권력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노심초사함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과 관련한 콤플렉스가 있었기 때문에 유교사회의 통념에서 봤을 때 무리한 정책을 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동법'에 대해서는 "대동법이 광해군 대에 첫 시행됐고, 실시 자체는 굉장한 업적이지만 적극적이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당시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권력의 힘이 넘어가던 국제질서의 격변기에 광해군은 어느 한 편에 서지 않는 중립외교를 펼쳤다. 이와 관련해 한 교수는 "강대국 사이에서 입장을 처신하기 곤혹스러웠을 것"이라며 "왜란이라는 큰 전쟁을 직접 몸으로 체험했기에 강대국 하나에 올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립외교가 잘 뒷받침되려면 내부적으로도 원만했어야 하는데 조정대신들과 손발이 맞지 않았고, 자신의 왕권확립에 몰두하다 보니(예로 궁궐공사) 민심을 잃게 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화정'뿐 아니라 광해군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많다.

한 교수는 광해군을 소재로 한 작품이 인기를 끄는 원인에 대해 "국제질서의 격변기 때 강대국 두 나라 사이에서 광해군이 이끄는 조선은 중립적 행보를 취했다. 여전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다"라며 "자주적인 국가에서 살고 싶어하는 한국사람들의 열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견해를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동국대 사학과 연구생은 "시대에 따라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며 영국의 역사학자 e.h carr(에드워드 핼릿 카)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의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문구를 인용, "현재의 시대 상황이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열망에 따라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재평가는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런 작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 시대가 바라는 인물상을 광해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대중의 열망이 낳은 결과"라고 해석했다.

고귀한 신분인 공주로 태어났으나 권력 투쟁 속에서 죽은 사람으로 위장한 채 살아간 정명공주의 삶을 다룬 드라마 '화정'은 매주 월, 화 밤 10시 MBC를 통해 방송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