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전설의 귀환, 혼다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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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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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레전드는 안정된 주행감각이 돋보였다.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혼다 레전드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주역은 대우자동차였다. 1990년 등장한 2세대 레전드를 ‘아카디아’라는 이름으로 94년부터 국내에서 조립 생산했던 것. 아카디아는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호평 받았지만 국내 대형차시장 판도를 바꾸지는 못했다. 쇼퍼 드리븐(뒷좌석 탑승자) 위주의 국내 대형차시장과 달리 아카디아는 오너드라이버 위주의 차였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2006년 혼다코리아를 통해 4세대 모델로 등장하면서 비로소 ‘혼다’ 엠블럼을 달고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당시에도 기술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7000만원대의 비싼 가격이 판매의 걸림돌이었다. 이 차를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차를 구매했기 때문. 이 차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시원치 않았고, 결국 2012년 단종되는 비운을 맞았다.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지난 2월 국내에 소개된 신형 레전드는 2014년 말 처음 등장한 5세대 모델이다. 일본에서는 하이브리드 버전만 판매되고, 미국에서는 어큐라 RLX로 판매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였다.

레전드의 차체는 길이 5000mm, 너비 1890mm, 높이 1480mm로, 현대 제네시스보다 10mm 길고, 너비와 높이는 똑같다. 반면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레전드가 2850mm로 제네시스(3010mm)보다 훨씬 짧다. 앞바퀴굴림(레전드)과 뒷바퀴굴림(제네시스)을 채택한 두 차의 구성에서 비롯된 차이다. 차체 크기는 앞바퀴굴림방식의 현대 아슬란에 더 가깝다.  

예전 모델들이 그랬듯이, 레전드의 실내는 오너드라이버 위주로 구성돼 있다. 혼다가 즐겨 쓰는 2개의 모니터를 배치한 센터페시아도 여전하다. 시트를 비롯해 내장재를 이루는 가죽은 감촉이 좋고 고급스럽다.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4세대 모델에서 배기량을 3700cc로 키웠던 레전드는 이번에 다시 3500cc로 돌아왔다. 엔진은 조용하고 매끄럽다. 부밍 소음의 반대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 시스템’이 장착되긴 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엔진 소음이 적고 방음처리가 좋기 때문에 효과를 보는 것이다.

동급 차들이 대부분 7~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레전드는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특별히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저단에서 고단까지 적절한 기어비를 구성한 덕분이다.

4세대 모델은 4륜구동 시스템을 강조했으나 크게 재미를 못 본 반면, 신형 레전드는 4륜 조향시스템(P-AWS)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방향전환 때 뒷바퀴의 토우(toe) 각도를 좌우 각각 조절하는 것이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덕분에 핸들링은 4세대 모델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승차감은 지나치게 무르거나 딱딱하지 않은데, 뒷좌석 승객보다는 오너드라이버가 더 좋아할 타입이다.

[사진=혼다코리아 제공]


혼다는 신형 레전드에서 P-AWS 외에도 두 가지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10개의 LED로 구성된 Jewel Eye 헤드램프와 크렐의 하이엔드 오디오가 그것이다. 독특한 헤드램프는 운전자의 시야를 넓혀주고, 주위의 이목을 확실히 잡아끈다. 오디오 음질 역시 뛰어나다. 그러나 매립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은 작동 중에 경로 취소를 하자 오작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신형 레전드는 648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렉서스 GS, 인피니티 Q70과 경쟁하는 가격대다.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혼다’ 브랜드의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레전드’라는 상품성만으로 경쟁차를 누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장점: 뛰어난 핸들링, 배기량 대비 우수한 연비
단점: '혼다'라는 브랜드에 6480만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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