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예산 부풀리기 관행 여전…4632억원 이월금 편성하고 1조6324억원 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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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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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사립대학들의 예산부풀리기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받은 전국의 사립대학의 2013년도 예결산 자료 분석 결과 이월금은 당초 4632억원을 편성했으나 결산 결과 1조6324억원의 이월금이 발생해 1조1692억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월금을 예산보다 많이 남긴 대학중에는 31개 학교가 예산보다 100억원 이상을 남겼다.

동양미래대학교가 당초 5억9000만원을 이월금으로 편성했으나 실제로는 517억원을 이월해 511억원이 넘는 금액을 이월했다.

건국대학교의 경우 당초 예산상에는 이월금을 편성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455억원을 이월했다.

한양사이버대학교도 당초 이월금을 편성하지 않았지만 242억원을 이월했다.

이외에도 마산대, 대구대, 연세대, 서원대, 수원대, 총신대, 경기대가 예산보다 200억원 이상을 추가적으로 이월했다.

이월금이 가장 많은 대학은 수원대로 1205억원에 달했다.

당초 예산상 이월금이 963억원으로 추가 이월금 규모는 242억원이지만 이월금 자체가 1205억원에 달하는 것 자체가 예산의 편성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정 의원실은 지적했다.

적립금의 경우도 사립대학들이 제출한 적립금 운용계획에 의하면 2013년 사립대학들의 누적적립금은 7948억원이 감소했어야 하지만 1118억원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계획대비 9114억원이 추가로 적립됐다.

대학별로 보면 이화여대가 1198억원을 추가 적립한 것으로 나타나 309개 사립대학중에 가장 많은 추가적립액을 기록했다.

당초 이화여대는 적립금 운용계획에 1343억을 사용하고 427억원을 사용해 적립금을 916억원 줄일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786억원만을 사용하고 1067억원을 추가로 적립해 281억원의 적립금을 늘렸다.

연세대와 광운대가 각각 638억원, 338억원을 계획보다 많이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 운용계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사립대학들의 적립금 보유액도 늘었다.

1000억원이상의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은 모두 17개 대학으로 이화여대가 7868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해 가장 적립금이 많은 대학으로 나타났고 홍익대 6642억원, 연세대 5113억원 순이었다.

이월금의 경우 전국의 사립대학 306개교(일반대 154, 산업대 2, 전문대 129, 사이버대 21)의 예산과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산편성 당시 사립대학들이 책정한 수입은 모두 22조 9470억원이지만 결산결과 실제 수입은 23조5246억원으로 5776억원이 더 많았다.

이월금은 당초 예산편성시 계획했던 이월금보다 1조1692억원을 더 남겼다.

수입은 예산보다 늘고 지출은 예산보다 줄어든 것이다.

4년제 일반대 156개 학교가 당초 2399억원을 이월금으로 편성했지만 실제로는 9002억원을 이월해 6602억원을 더 이월했고 129개 전문대학들도 당초 2064억원을 이월금으로 편성했다가 6445억원을 이월해 4381억원을 추가로 남겼다.

4년제 일반대의 경우 지난해 정진후 의원이 153개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예산 1594억원, 결산 1조1668억원으로 1조73억원 차이였던 것에 비해 이월금이 2666억원, 예결산 차액이 3471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3월 사립학교법이 개정돼 대학들이 ‘이월금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과 교육부가 이월금이 과다한 경우 ‘이월금을 줄이기 위해 시정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신설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실은 여전히 이월금의 규모와 예산과 결산 이월금의 차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은 문제라며 엄청난 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이월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월되는 금액들의 사용처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립대학들 이월금의 대부분은 이월 사유가 불분명한 기타이월금으로 실제 사고이월과 명시이월은 34%에 불과했고 기타이월이 1조805억원으로 전체 이월금의 66%에 달했다.

예산보다 더 많이 남긴 이월금 차액 1조1692억원에 버금가는 액수다.

사고이월이나 명시이월금의 경우도 결산시 금액이 많은 경우는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사업계획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지만 사고이월과 명시이월이 특정사업을 진행하다 불가피하게 이월하는 금액으로 기타이월금이 전체의 66%에 달한다는 것은 사립대학들이 얼마나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편성했는지 알 수 있다고 정 의원실은 지적했다.

정 의원실은 이러한 이월금이 대부분 학생들로부터 징수한 등록금회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사립대학들의 이월금 1조6324억원 중 등록금회계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89.2%로 1조 4553억원이 등록금회계에서 이월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실은 이는 등록금을 많이 걷었지만 결과적으로 1조원이 넘는 등록금을 사용하지도 않고 이월한 것으로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인하여력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산을 부풀리고 지출을 적게해 이월금을 많이 남긴 대학은 전체 분석대상 306개 학교 중 276개 학교에 달했다.

나머지 29개 학교는 예산보다 이월금이 적었고 1개 대학은 예산과 결산의 차이가 없었다.

전국 309개교 사립대학(일반대 155, 산업대 2, 전문대 131, 사이버대 21)의 2013년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누적적립금은 총 10조5229억원이었다.

2012년 10조4111억원에 비해 1118억원 증가한 수치지만 사립대학들이 제출한 ‘적립금 운용계획’에 의하면 2013년 사립대학들의 누적적립금은 7948억원이 감소했어야 한다.

사립대학들이 등록금을 내리지는 않고 적립금만 쌓아놓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교육부는 무분별한 등록금 인상과 적립금 쌓기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2009년부터 사학기관 재무 회계 규칙에 근거해 사립대학들이 의무적으로 적립금 운용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립대학들은 적립금 운용계획을 제출할 당시의 사용계획보다 적게 사용하고 적립계획보다 더 많이 적립하는 방식으로 적립금을 늘리고 있었다.

정진후 의원이 사립대학들이 제출한 적립금 운용계획을 분석한 결과 사립대학들은 2013년에 그동안 쌓아놓은 적립금에서 1조5956억원을 사용하고 8007억원을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집행했다면 누적적립금이 7948억원 줄었어야 했지만 실제 사립대학들은 1조218억원만 사용해 계획보다 5738억원을 덜 썼다.

추가 적립의 경우도 1조1384억원을 적립해 계획보다 3377억원을 더 적립했다.

사용계획은 부풀리고 적립계획은 축소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덜 사용한 적립금 5738억원과 추가로 적립한 3376억원을 합해 계획대비 9114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적립금 유형으로 보면 건축적립금은 1조1088억원 사용계획이었으나 5911억원만 사용해 5177억원을 덜 사용했고 기타적립금도 549억원을 덜 썼다.

추가 적립의 경우도 건축적립금이 당초 4341억원 적립계획이었지만 6512억원을 적립해 2171억원이 추가 적립됐다.

연구적립금도 805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덜 쓰고, 더 축적하는 방식으로 건축적립금을 가장 많이 활용한 것이다.

정진후 의원은 “사립대학들이 등록금을 낮출 여력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예산보다 이월금이 1조원 이상 차이가 나고 적립금의 경우도 당초 제출한 계획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립대학 재정운용상의 이러한 예산 부풀리기 관행을 막기위해서라도 교육부가 기준을 만들고 위반시 이에 대한 제한규정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진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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