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거래소 김도형 시감위원장 "불공정거래 적발보다 예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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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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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불공정거래 억제를 위한 예방 활동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불공정거래 방지는 적발보다 예방이 중요해요. 3년 동안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김도형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이처럼 밝혔다.

사전에 불공정거래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거래소 시감위는 코스피와 코스닥, 파생상품 시장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를 적발ㆍ감시하는 자율규제기관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분쟁 조정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김도형 위원장은 2011년 4월 시감위원장으로 선임돼 시장 건전성 향상을 위한 예방감시부를 새로 만들었다.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나 '투자자 법원수탁감정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이런 취지에서 도입했다.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탁거부 전력이 있거나 불공정혐의가 의심되는 계좌 수는 최근 1년 만에 50% 가까이 줄었다.

◆늑장 솜방망이 처벌 옛말

"사실 과거에는 솜방망이 처벌이나 늑장 대응에 대해 논란이 많았어요. 그래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직접 달려갔죠. 예전에 하던 식으로 하면 안 된다. 검찰과 협력해서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했어요."

김도형 위원장은 취임 이후 가장 큰 성과로 패스트 트랙 제도를 꼽았다.

패스트 트랙 제도는 2013년 1월 금융위와 금감원, 거래소, 법무부 간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도입됐다. 불공정거래 수사 단계와 처리 시간을 대폭 축소하는 게 핵심였다. 불공정거래를 하면 바로 적발돼 처벌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김도형 위원장은 2012년 한 경제방송에 출연한 증권 전문가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사건을 보면서 패스트 트랙 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투자자 피해에 대한 우려가 심각했어요.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죠. 금융당국에 바로 달려갔습니다. 결국 금융당국과 거래소, 검찰 간 공조를 이뤄내는 성과를 얻었죠."

패스트 트랙 제도는 예전 같으면 평균 1년 이상 소요됐던 증권범죄 조사기간을 3.5개월로 줄였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평균 처리기간이 124일에서 28일로 단축됐다.

김도형 위원장은 강력한 사후규제 못지않게 사전예방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2013년 2월 거래소에 예방감시부가 신설된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시기 예방감시 전용시스템도 구축됐다.

예방감시부는 실시간으로 다양한 시장지표를 분석한다. 중대 사안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투자자에게 예방조치가 전달된다.

사이버 영역에 대한 감시도 확대했다. 인터넷 증권게시판이나 종목추천 증권방송, 파워 블로거를 대상으로 요주의 행위를 중점 감시한다.

"고령층 투자자가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요. 분쟁조정센터 역시 연령별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있죠."

시감위는 2013년 5월부터 불공정거래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손해배상액 감정 서비스도 도입했다. 투자자와 불공정거래 행위자 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돕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를 통해 피해추정액을 신속하게 산정할 수 있다.

김도형 위원장은 "대학 교수나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수천만원씩 들었던 감정 비용이 10분의 1로 줄었다"며 "앞으로도 투자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 투명화로 신뢰 제고

시감위는 시정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신뢰를 높이고 있다. 거래소가 지금껏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가 모두 대상이다. 이를 시장참여자나 투자자와 공유해 투자 지표로 삼도록 하는 것이다.

시감위는 6월 고려대 통계연구소와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교환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통계연구소는 거래소 직원을 대상으로 통계 교육을 제공하고, 거래소는 이 학교 학생 5명을 인턴으로 뽑는다.

김도형 위원장은 "시장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통계 역량을 키우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며 "실제 교육을 받고 온 직원 얘기를 들어보니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시감위는 전문성 제고를 위해 통계뿐 아니라 다양한 유관 교육을 도입할 계획이다.

김도형 위원장은 "시장 통계를 분석해 투자자에게 알리는 것도 결국 공정성과 신뢰를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이라며 "건전성 향상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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