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함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국내 반도체주가 상승했다. 시장의 관심도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기업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9.19포인트(4.40%) 오른 7096.89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2조1501억원, 기관이 100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개인은 2조2127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3.65% 오른 27만원, SK하이닉스가 4.86% 상승한 191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는데 이는 전날 알파벳의 호실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198억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1169억달러)를 웃돌았다. AI 수혜가 집중된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해 시장 기대를 크게 상회했다.
AI 투자 확대 기조도 재확인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CapEx) 전망을 기존 1800억~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150억달러 상향 조정했다. 2분기 자본지출은 44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앞서 하나증권에 따르면 알파벳이 매출 기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개월 평균 주가 수익률은 각각 11%, 17%로 집계됐다. 반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을 경우에는 각각 2%, -3%에 그쳤다.
이번 실적은 단순히 알파벳 한 기업의 호실적을 넘어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최근 AI 반도체 랠리가 다소 주춤하면서 시장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지만 알파벳은 클라우드 성장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동시에 제시하며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투자를 확대해야 결국 엔비디아의 GPU 수요가 이어지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수혜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주로 향한다. 오는 29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30일에는 아마존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의 성장률과 AI 관련 자본지출, 메타는 AI 인프라 확대와 광고 사업의 AI 효과, 아마존은 AWS 성장세와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이들의 성적표는 미국 빅테크는 물론 국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주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를 구글 AI 생태계의 최대 수혜주로 꼽으며 올해 구글의 AI 투자 규모가 미국 빅테크 전체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서버 메모리 공급 비중이 50%, HBM은 80% 수준으로 추정돼 구글의 AI 투자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가 구글 서버 메모리 공급의 절반, HBM 공급의 약 80%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글 AI 생태계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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