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이번 주 중대 '고비'…김준기 회장 용단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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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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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비금융 계열사 놓고 선택의 기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동부그룹 제공]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이번주 동부제철 자율협약 성사 여부와 동부CNI 회사채 만기 등으로 회사 유동성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김 회장의 판단에 따라 금융과 비금융 계열사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신용보증기금(신보)의 동부화재 지분 담보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금융계열사 지배력은 상실되지만 비금융계열사의 숨통은 트일 수 있게 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과 신보는 이날 중 동부제철의 구조조정 방향을 정하고 다음날 있을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워크아웃을 포함한 동부제철의 구조조정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당초 발표대로 자율협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비협약 채권자인 신보는 차환발행 회사채 인수 부담(300억원)과 재무적 불확실성 때문에 자율협약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동부그룹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김 회장의 장남 남호 씨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14.06%)의 추가 담보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남호 씨의 추가 담보 여력은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동부그룹은 남호 씨의 동부화재 지분이 비금융 계열사의 구조조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과 비금융이 완전히 분리된 구조에서 비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위해 금융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맡기라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남호씨와 김 회장의 동부화재 지분은 31.3%다. 김 회장에 이어 남호씨 지분까지 넘어가면 오너 일가는 동부그룹 금융지주사 격인 동부화재의 지배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상황에서 김 회장 일가가 언제까지 현재 입장을 고수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그룹은 또 다음달 5일과 12일 두차례에 걸쳐 총 500억원 규모의 동부CNI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9월에도 200억원을 막아야 한다.

동부CNI는 동부제철·동부건설·동부하이텍·동부메탈 등 제조업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동부CNI가 이를 막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재무적 투자자(FI)와 맺은 트리거(자동개입) 조항에 따라 동부CNI가 지분을 보유한 제조부문 계열사들이 분리돼 동부그룹 비금융 부문이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한편 동부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 회사채 신용등급이 잇따라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면서 자본시장에서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7일 동부CNI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등급전망 하향검토)에서 BB(하향검토)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동부메탈 역시 BBB-(하향검토)에서 투기등급인 BB+(하향검토)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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