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지오디, ‘미운오리새끼’ 통해 백조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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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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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유난히 크고 거뭇하게 태어난 오리새끼는 다른 오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다. 그러나 오리새끼는 어느 순간 자신이 하늘을 날 수 있음을 알았고 훌륭한 백조로 성장해 행복한 삶을 산다.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오리새끼’의 줄거리다.

‘어머님께’ ‘모르죠’ ‘하늘색풍선’ ‘촛불하나’ ‘거짓말’ 등 무수한 히트곡을 낸 1세대 아이돌그룹 지오디(god)가 ‘미운오리새끼’로 12년 만에 재회했다.

1999년 데뷔해 큰 인기를 얻은 지오디는 2006년 그룹 활동을 중지하고 개인 활동에 집중했다. 김태우와 손호영은 솔로 가수로, 윤계상과 데니안은 연기자로, 박준형 역시 고향인 미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연예계 활동을 이어왔다.

완전체로 뭉치길 원하는 팬들에 오랜 목마름에 화답하듯 지오디는 지난 8일 디지털싱글 ‘미운오리새끼’를 발매했다. 2년 연속 프로듀서상을 휩쓴 가요계 히트메이커 ‘이단옆차기’의 작품으로 한 남자의 이별 이야기를 담았다.

20대 초반에서 어엿한 중년이 된 다섯 멤버의 하모니는 대중을 관통, 발매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발매 3주째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반야 평론가는 “서정적 멜로디, 전달력 강한 내레이션과 랩, 김태우 손호영의 선명한 보컬, 드라마 같은 가사까지 지오디 문법이 그대로 살아있는 노래”라며 “사람들이 지오디에게 기대하는 바를 모두 충족시켰다”고 평가했다.

“지오디는 활동 당시에도 다른 아이돌과 차별화된 성숙하고 보편적 감성을 노래해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얻었다”며 “이러한 강점을 지오디와 작곡가 이단옆차기가 가장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곡을 맡은 이단옆차기는 특정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션 맞춤형 작곡가로 유명하기에 이 점을 잘 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12년 만에 완전체가 된 다섯 남자에 대한 반가움과 향수도 인기에 크게 작용했다. 최근 대중문화 전반으로 불어 닥친 1990~2000년대 복고열풍의 영향과 더불어 현재 지오디 같은 포용력 넓은 아이돌이 부재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며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국민아이돌’ 지오디 음악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김윤하 평론가는 “지오디를 좋아했던 당시의 세대를 타켓을 상대로 시대를 잘 소환했다”며 “이단옆차기의 맞춤형 작곡이 빛을 발했다”고 평론했다.

그는 “재미있는 부분은 과거 히트곡 대부분을 박진영 프로듀서가 만들었는데 작곡가가 이단옆차기로 바뀌었음에도 그 당시의 내음이 그대로 난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지오디의 색채가 강하다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30대를 비롯해 10대나 중장년층도 무난히 소비할 만한 안정적 곡이지만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미운오리새끼’라는 콘셉트도 과거 지오디가 가지고 있던 스토리(윤계상의 탈퇴)가 절묘하게 엮이면서 팬심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노준영 평론가는 “소속사에서는 트렌디한 감성보다 지오디 스타일에 맞췄다고 하지만 우선순위는 트렌디에 둔 노래”라며 “요즘 흔히 쓰이는 감성 코드가 적절히 배치돼 지오디를 모르는 10대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간다”고 해석했다.

노 평론가는 “지오디는 과거 댄스부터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왔기에 이번 컴백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높았다”면서 “요즘 보이그룹이 강조하는 남성성(칼군무, 복근 등)을 배제하고 오히려 섬세한 감성과 음악적 부분을 강조한 것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중견 아티스트의 중후함을 풍기며 무리하지 않고 잘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소통의 자신감을 보였다”고 평했다.

지오디는 과거의 영광 재현은 쉽지 않다는 우려를 딛고 ‘미운오리새끼’ 동화처럼 백조의 비상을 보여줬다. 오는 7월 내놓을 정규앨범에 관심을 선점해 놓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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