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구 25%가 먹는다…뜨고있는 ‘할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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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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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랄푸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br/>-중국,일본 등 할랄식품 시장 진입에 박차<br/>-우리나라 역시 할랄식품 시장에 진출 추진할 필요성 대두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인구 16억 명(세계 인구의 약 25%)에 달하는 무슬림(이슬람교인)을 대상으로 한 식품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할랄푸드를 소비해 왔던 무슬림과 더불어 최근 안전하고 정결한 음식이라는 이미지 덕분에 할랄식품을 찾는 비무슬림들 또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할랄포럼(World Halal Forum)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세계 ‘할랄식품’의 시장규모는 6500억 달러로 세계 식품시장의 약 13%에 이른다. 할랄식품의 시장 규모는 아시아의 경우가 4160억 달러로 세계 최대이며, 아프리카는 1534억 달러, 유럽은 670억 달러로 추산된다.


◇할랄푸드, 시장진입 장벽 높아
이슬람 율법은 식품섭취에 대한 여러 가지 제한을 두고 있는데, 여기에 저촉되지 않는 섭취 가능한 식품을 할랄식품이라고 한다. 할랄식품의 종류에는 모든 종류의 야채, 과일, 곡류 등 비육류성 식품과 해산물 등이 속한다. 육류의 경우 양, 소, 닭고기 등은 허용되지만, 이슬람식 순서와 방법에 따라 도축된 것만을 할랄식품으로 인정한다.

허용된 육류지만 △이슬람식으로 규정된 방법에 따라 도살하지 않은 육류 △다른 신의 이름으로 도살한 육류 △죽은 동물 △알코올 성분이 있어 사람들을 취하게 만드는 것은 먹을 수 없다. 과자, 빵, 주스 등의 가공식품도 돼지고기나 알코올 성분이 없어야 한다.

이처럼 할랄식품은 무슬림만의 독특한 종교적 규제로 인해 이를 모르는 해외기업의 경우 시장에 진입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시장진입 전에 반드시 이슬람의 종교적·문화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거쳐야만 한다. 규제 및 특성을 알고 제품을 생산해야만, 비로소 할랄식품 판매에 필수인 '할랄인증'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랄인증은 신청서 접수, 검사기관의 검사, 심사위원회의 판정 등 정해진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각국 이슬람 교단에서는 이 할랄인증 식품의 목록을 만들어 신도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150~200여 개의 할랄식품 인증 기구가 있으며, 각각의 웹사이트를 통하여 이미 인증된 할랄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자료들을 제공한다.


◇무슬림 인구 증가…각광받는 할랄푸드
현재 ‘할랄식품’ 산업의 주요 분야는 육류, 음료, 제과, 스낵 등이다. 특히 최근들어 무슬람 인구 증가에 따라 할랄인증을 받은 제품과 할랄 기준을 적용한 제품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아시아의 이슬람교도는 12%, 유럽은 140% 늘어났고, 이런 추세라면 2025년에는 이슬람교도가 세계인구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무슬림은 주로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만 거주해 왔지만 독일(407만)이나, 프랑스(355만), 미국(245만), 영국(165만) 등 서구지역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aT관계자는 “세계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무슬림을 기반으로 이들 할랄제품에 대한 구매 잠재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무슬림 인구 증가 전망에 따라 할랄제품의 구매잠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화되는 할랄식품 진출 경쟁
할랄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기반해 일본, 중국, 프랑스 등 많은 국가와 식품업체가 할랄식품 시장에의 진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약 230개 업체에서 할랄제품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말레이시아에 현지공장을 설립해 할랄 식재료, 어육가공제품을 생산할 예정에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무슬림 이주자 등을 통해 생산된 할랄 육류 제품을 중동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네슬레는 1980년대부터 할랄 전담 조직을 만들었고, 1992년부터 할랄제품 개발정책을 수립해 무슬림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 할랄식품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황. 네슬레는 전세계 456개 생산시설 중 85개 공장의 154개 제품에 대해 할랄인증을 받았으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터키를 무슬림 3대 핵심시장으로 선정, 이들 시장에서 검증된 노하우를 전 세계 할랄시장 공략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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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식품업체 다농은 생수 브랜드 ‘아쿠아워터’를 할랄 기준에 따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직접 물을 공급받아 생산함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


­◇할랄푸드 저변 확대…한류열풍 시너지 창출해야
현재 이슬람권 국가에서도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할랄푸드를 조리하는 식당이 없어 관광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상황. 할랄푸드 음식점은 서울 이태원 등에 약 10여곳이 있을 뿐, 그 외 주요 관광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65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할랄식품’ 시장의 진출 확대를 위해 체계적인 연구와 제품 개발, 할랄인증 획득,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철민 농협경제연구소 박사는 “국내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의 식습관과 소비행태 등을 파악해 이들이 선호하는 식품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를 토대로 세계 할랄식품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한국산 인스턴트식품(라면 등)과 건강관련 제품(홍삼 등)이 ‘할랄식품’ 시장 진출 유망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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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에서는 인삼 및 한방 등 한국의 건강 관련 제품에 대해 좋은 인식이 형성돼 있어 현지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슬람 부유층은 한국 인삼의 우수성을 잘 알고 점차 소비를 확대하는 추세다.

라면은 매운 맛에 거부감이 없고, 향료를 많이 쓰는 무슬림 소비자의 입맛에 부합하고 있으나, 돼지기름 및 오징어 등 이슬람 문화에서 금기시하는 성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을 한국 방문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할랄 음식점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정부 역시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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