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경찰 폭동…대통령 "사실상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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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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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가 복지혜택 삭감 법안에 반발한 경찰의 폭동으로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등 극도의 혼란에 빠져든 가운데 라파엘 코레아(47) 대통령이 수도 키토의 한 경찰병원에 억류돼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인근 남미국가 등 국제사회는 쿠데타를 우려하며 코레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잇따라 표명하고 나섰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부통령은 30일(현지시각) 코레아 대통령을 납치하려는 일단의 경찰이 대통령을 병원 안에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아 대통령은 병원에서 현지 TV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곳을 대통령 신분으로서 나가지 않는다면 시신이 돼서 나갈 것"이라며 반란세력이 시위를 멈추지 않으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레디 마르티네스 경찰청장은 AFP통신 등 언론을 통해 대통령 억류 보도를 부인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날 경찰 숙소를 찾아가 연설을 하려고 했으나 흥분한 경찰관들이 그를 에워싸고 몸을 떼밀고 물과 최루가스를 던졌다. 코레아 대통령은 수시간 뒤 경찰병원에서 폭동에 가담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거칠게 행동하자 "사실상 포로"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복지혜택을 삭감하는 새 법안에 반발, 수도 키토의 국제공항과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키토 국제공항은 이날 저녁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미겔 카라바할 치안장관은 폭동을 일으킨 경찰과 코레아 대통령 지지자들이 충돌해 적어도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에콰도르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에 치안을 맡겼다.

경찰 폭동사태 초기 현지 TV에 출연한 코레아 대통령은 "이는 야당과 군.경의 특정 세력이 주도한 쿠데타 시도"라며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난 가족과 조국에 대한 사랑을 분명하게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쿠데타를 우려하며 코레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잇따라 표명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시위대)이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힘내시오, 코레아 대통령!"이라는 글을 올렸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국영 TV에 출연해 코레아 대통령이 입원하고 있는 키토 병원에 반란세력이 최루탄을 앞세워 진입해 대통령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와 페루, 콜롬비아 정상은 이날 저녁 아르헨티나에서 코레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긴급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인근 콜롬비아와 페루는 에콰도르 쪽 국경폐쇄를 결정했다.

아르헨티나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논의해, 양국은 코레아 대통령과 에콰도르 민주주에 힘을 보탠다는 정치적 의미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국도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고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마이크 해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에콰도르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코레아 대통령과 에콰도르의 민주주의 정부에 대해 전폭적 지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폭력과 무법을 규탄하며 코레아 대통령과 에콰도르 민주정부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코레아 대통령의 신변 안전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반 총장의 대변인은 "반 총장은 에콰도르의 민주주의와 선출된 현정부에 대한 전폭적 지지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어 "에콰도르 사태를 조기에, 건설적으로 해결하려는 미주기구(OAS) 등 역내 주체들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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