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레이스 청신호 켰다…전도연 '가능한 사랑', 아카데미 입성 초읽기

배우 전도연 사진로이터
배우 전도연 [사진=로이터]
배우 전도연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가능한 사랑'이 미국 고담어워즈(Gotham Awards)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오스카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8일(현지시간) 고담어워즈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능한 사랑'은 제36회 고담어워즈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이창동·오정미), 주연상(전도연) 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지난 9월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에 이은 성과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얽히며 감춰둔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평론가 지수 100%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제47회 청룡영화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고담어워즈는 매년 1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독립영화 시상식으로,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향방을 가늠하는 오스카 레이스의 첫 관문으로 꼽힌다. 전도연은 남녀 구분 없이 후보를 뽑는 주연상 부문에서 줄리앤 무어, 마허샬라 알리, 앤드루 스콧 등 9명과 경쟁한다. 한국 배우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건 '미나리'의 윤여정, '어쩔수가없다'의 이병헌에 이어 세 번째다.

관심은 오스카 여우주연상으로 이어진다. 윤여정이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았지만,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한국 배우는 아직 없다. 2007년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이 다시 한번 새 기록에 도전하는 셈이다.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최근 전도연의 30년 연기 인생을 조명하며 "전도연이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전도연의 연기를 두고 "가장 기쁠 때 역설적으로 가장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연기"라고 평했다. 넷플릭스도 전도연의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에 걸친 오스카 캠페인에 나설 예정이다.
배우 전도연 사진연합뉴스
배우 전도연 [사진=연합뉴스]

국내 평단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카데미 진출을 기대했던 이전 한국 영화들과 비교해도 현지 반응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윤 평론가는 "이전 작품들이 앙상블을 강조한 멀티 캐스팅 위주였다면, 이번 작품은 주요 인물 4명 가운데서도 전도연의 비중과 내레이터로서의 역할이 단연 돋보인다"며 "해고 노동자 가족으로서 고통을 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밝은 인물을 전도연만의 방식으로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와 섞이지 못하는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자신들의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그들을 묘하게 깔보는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런 지점이 현지 호평으로 이어지는 만큼 후보 지명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가능한 사랑'은 다음 달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극장에서 쌓은 호평이 글로벌 공개 이후 오스카 레이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는 내년 1월 21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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