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채무보증 2000억원…1년 새 325% 급증

  • 다우키움 600억·LX 960억 영향…TRS 거래는 지난해와 동일

상출집단의 전체 채무보증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상출집단의 전체 채무보증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올해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액이 지난해보다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무했던 규제대상 채무보증도 신규 지정 기업집단에서 600억원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채무보증 및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현황'을 공개했다.
 
◆다우키움 600억원·LX 960억원…채무보증 증가 영향

올해 5월 기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 47곳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액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70억원보다 1530억원(325.5%) 증가한 규모다.

채무보증을 보유한 기업집단도 지난해 2곳에서 올해 4곳으로 늘었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제한대상 채무보증'은 지난해 0원에서 올해 6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올해 신규 지정된 다우키움이 지정 이전부터 보유한 채무보증이 반영된 결과다. 신규 지정 기업집단에는 지정일부터 2년간 채무보증 해소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도 지난해 470억원에서 올해 1400억원으로 930억원(197.9%) 늘었다.

LX그룹에서는 LX판토스가 계열사인 LX판토스신항에코물류센터에 960억원의 신규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반면 KCC그룹은 기존 채무 일부를 상환해 보증액이 17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30억원 감소했다. GS그룹은 지난해와 동일한 300억원을 유지했다.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 1400억원 가운데 수출입 제작 금융 관련 보증은 1260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나머지 140억원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관련 보증이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채무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한 계열사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거나 대기업집단에 금융기관 대출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수출입 금융과 SOC 사업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채무보증을 허용한다.

공정위는 올해 채무보증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장기적으로는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무보증 제한 관련 법 위반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간 TRS 거래 1조567억원…지난해와 동일

채무보증 규제의 우회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는 총수익스와프(TRS)의 계열사 간 거래액은 올해 7월 말 기준 1조567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거래 건수도 9건으로 변동이 없었다.

TRS 거래를 유지한 기업집단은 SK와 현대자동차, DL 등 3곳이다. 신규로 체결된 계약은 없었으며 기존 계약의 연장만 이뤄졌다.

TRS는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을 거래 당사자 간 교환하는 파생상품이다. 특정 거래 구조에서는 채무보증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어 규제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공정위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관련 고시를 제정하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4월부터 시행했다.

올해 확인된 계열사 간 TRS 거래 9건의 기초자산은 모두 주식이었다. 계열사 간 신용부도스와프(CDS)와 신용연계채권(CLN) 거래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코오롱그룹은 비계열회사와의 CDS 거래 2건, 총 30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399회…집계 방식 변경 영향

공정위가 2024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의결권 행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6개 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 14곳이 비금융 계열사 20곳의 주주총회에서 총 399회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공정거래법상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의결권 행사는 312회로 2024년 조사 당시 161회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실제 의결권 행사가 그만큼 증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정위가 올해부터 주주총회 안건을 세부 항목별로 집계한 데다 일부 리츠회사의 조사 대상 기간이 확대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존에는 여러 내용을 포함한 정관 변경 안건을 한 건으로 계산했지만 올해부터는 세부 안건별로 각각 집계했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고객 자금을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나 강화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열사 간 채무보증과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현황을 점검하고 규제 회피나 법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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