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 인공지능(AI) 이용권' 지원 사업 예산이 지난달 서울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해 "여소야대가 되면 일하는 데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 뜻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업 재추진을 위해 시의회 설득에 나섰지만, 예산 확보는 물론 AI 서비스 이용료 협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청년 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 오픈 토크에서 "서울시의회는 저와 같은 당적의 시의원이 3분의 1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의회에서 안 된다고 하면 못 하는 것이다. 다시 해달라고 해도 거절당하면 방법이 없다"며 "3분의 1 정도면 그런대로 일할 만한데, 안 되면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발언은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이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구성된 시의회는 전체 118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80석, 국민의힘이 38석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이용권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56억2500만원을 편성했지만, 지난달 11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민주당은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원 대상과 서비스 방식 등 세부 계획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본예산 심사 때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예산 삭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며 사업의 필요성을 시의회에 설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뜻대로 잘 안 돼 참 아쉽다"며 "청년들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절실한 사업인지를 알려 시의회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삭감은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이용료 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 시장은 "지난번에 챗GPT와 제미나이가 우리가 예상했던 이용 금액보다 낮은 1인당 2.5달러까지 낮춰서 너무 뿌듯했다"며 "그런데 추경이 통과되지 않는 바람에 약속을 못 지키게 됐고, 그 회사들이 이제 그 가격에는 못 주겠다는 피드백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부서에서 열심히 협상하고 설득하며 계속 두드리고 있지만, 쉽게 원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안 되고 있다"며 "솔직히 이 자리에서 자신 있게 AI를 쓰실 수 있게 해드리겠다는 약속은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볼 때까지 해보겠다. 지금도 계속 두드리면서 협의하고 있어 조금 가능성이 보이긴 하지만, 아직은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날 사업의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공개했다. 청년들이 학업과 취업, 창업 과정에서 고성능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권 제공에 그치지 않고 실습 과제와 결과물 첨삭, 전문가 멘토링 등을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지난 8~10월 두 차례에 걸쳐 청년 1만4215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만 19~39세 청년 응답자의 85.1%가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인 가운데 유료 AI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청년 중 75.4%는 구독료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서울시는 청년 간담회와 인터뷰, 전문가·기업·대학 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사업 계획을 구체화했다.
사업 참여 청년은 학습자료 정리와 자기소개서 개선, 데이터 분석·업무 자동화, 시제품 제작 등 연간 최소 1건의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대학과 기업, 소상공인, 공공기관 등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AI 첨삭 에이전트를 통해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과 온라인 교육 과정을 추천할 계획이다. 기초·심화·전문가 과정과 기업 협업 프로젝트, 해커톤 등도 운영한다.
'사회배려청년'을 우선 지원하고, AI 활용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 전문가 멘토링도 제공한다.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편향, 개인정보·저작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윤리 교육을 의무화하고, 입력·출력 데이터가 상업적 모델 학습에 활용되지 않도록 계약상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 시장은 사업 준비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만큼 예산이 확보되면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연말에 예산이 통과되면 집행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려 3월, 5월로 넘어가는데, 이 일은 추경에 올해 담으려 했기 때문에 준비가 다 끝났다"며 "예산만 통과된다면 1월부터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다음 달 2일부터 12월 23일까지 제340회 정례회를 열고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 2027년도 서울시 예산안 심사 등을 진행한다.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을 비롯해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야간경제 활성화 사업 등이 예산 심사 과정에서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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