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나들이에 치킨이 빠질 수 있을까. 이번에는 아예 잠수교가 거대한 '치킨 식탁'으로 변했다. 이름난 프랜차이즈부터 골목에서 맛으로 승부해 온 동네 치킨집까지 한자리에 모이자 시민과 관광객 12만여 명이 몰렸다. 참가 업체들의 매출에도 날개가 달렸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열린 '잠수교 치킨데이'에 지역 맛집과 소상공인 등 46개사가 참여해 총매출 1억800만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잠수교 보행 전용교 전환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행사는 '2026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한강의 단짝 메뉴인 치킨이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셈이다.
먹는 즐거움에 '맛을 가려내는 재미'도 더했다. 치킨과 소믈리에를 합친 이름의 시식 행사 '잠수교 치믈리에'에는 서울 23개 자치구의 24개 매장에서 공수한 치킨 250마리가 등장했다. 내국인 사전 신청은 접수 시작 약 4시간 만에 마감됐다.
외국인을 포함한 시식단 100명은 90분 동안 치킨을 맛보며 업체마다 다른 맛과 특징을 평가했다. 중구 장충동 '아지트 치킨&호프', 용산구 이태원동 '후렌드치킨', 마포구 망원동 '큐스닭강정', 서초구 방배동 '오유니통닭' 등 서울 곳곳의 가게가 잠수교에서 손님을 만났다. 서울의 골목 치킨 맛을 한자리에서 경험하는 기회였다.
시식단에서는 "새로운 메뉴를 알게 됐다", "가족·지인과 함께 즐기고 주변에도 추천하고 싶다"는 반응이 나왔다.
잠수교 위에 400m 길이로 펼쳐진 '치킨 테이블'도 인기를 끌었다. 이틀간 진행한 사전 접수에 2686명이 신청해 목표 인원 2000명보다 34.3% 많았다. 사전 예약자를 포함해 현장 구매와 시식에 참여한 인원은 약 4041명으로 집계됐다.
가마치통닭, 만석닭강정, 맘스터치, 멕시카나, 반포치킨, BBQ, 오늘통닭, 자담치킨 등 유상 판매에 참여한 8개 브랜드의 총매출은 4700만 원이었다. 기영이숯불두마리치킨과 푸라닭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무료 시식 행사를 열었다.
행사 전체 참가사의 업체당 평균 매출은 올 상반기 '뚜벅뚜벅 축제' 푸드트럭 1대당 평균 매출의 두 배를 넘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상인들에게는 하루 매출과 함께 가게 이름을 알리는 기회도 됐다.
김종현 오늘통닭 대표는 "예상보다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와 길게 줄을 설 만큼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다"며 "1977년부터 이어온 오늘통닭의 역사와 맛을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방문객들의 호평도 반가웠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가 프랜차이즈와 지역 맛집, 소상공인을 시민·관광객과 연결하는 상생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시민에게는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상인에게는 잠재 고객을 만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앞으로도 축제 현장에서 소상공인들과 상생의 활로를 찾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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