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쏟아지는데 지갑은 닫혀…RM·부산 경매로 돌파구 찾는 미술시장

  • 3분기 경매 낙찰총액 10.8% 감소

  • 출품작 늘었지만 낙찰률은 하락

  • 경매사들 수요 확보 안간힘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6 전시장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6' 전시장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그림은 쏟아지지만 사려는 사람은 없다. 국내 미술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경매 낙찰총액과 낙찰률이 나란히 하락하는 등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매사들은 BTS RM의 소장품 전시로 주목받는 작가들을 내세우거나 4년 만에 부산 경매를 재개하는 등 수요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2026년 3분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내 주요 경매사 7곳의 낙찰총액은 279억676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313억 5967만원)보다 10.8%나 줄어든 수준이다. 낙찰률도 55.1%에서 50.4%로 4.7%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 나온 작품은 늘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진 작품은 줄었다. 출품작 수는 4296점에서 4631점으로 7.8% 늘었지만, 낙찰작 수는 2368점에서 2336점으로 1.4% 줄었다. 시장에 나온 작품은 많아졌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진 작품은 감소한 것이다. 

고가 작품 거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에는 이중섭의 '소와 아동'이 35억2000만원에 낙찰됐지만, 올해 같은 기간 최고가 작품은 구사마 야요이의 'Pumpkin'으로 낙찰가는 7억8000만원에 그쳤다. 상반기 미술시장 실적을 떠받쳤던 일부 초고가 거래마저 3분기에는 재현되지 않았다.

 
표보고서
[표=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2026년 3분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

거래는 여전히 유명 작가와 대형 경매사에 집중됐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낙찰총액은 전체의 86.6%를 차지했다. 이배·이우환·박서보·김창열·박수근 등 거래 이력이 풍부한 작가들이 고가 낙찰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경매 낙찰총액은 45억5953만원으로 38.6% 증가했지만, 증가분 상당수가 특정 작가나 컬렉션을 내세운 기획 경매에서 나왔다. 시장 전반으로 수요가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달 열린 아트페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프리즈 서울에서는 국제갤러리가 유영국의 1971년작 'Work'를 약 22억~25억원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현대 역시 김창열과 이승택 등의 작품을 포함해 230만달러(약 32억원) 이상의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일부 갤러리의 고가 작품 판매가 미술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침체가 길어지자 경매사들도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서울옥션은 지난 23일 4년 만에 부산 경매를 재개하며 지역 컬렉터 공략에 나섰다. 부산 출신 김종식의 작품을 비롯해 백남준·이배 등 근현대미술과 고미술, 명품 등 107점을 선보였다.

케이옥션은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112억원 규모의 경매를 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BTS RM의 소장품 전시와 관련해 주목받는 박수근·윤형근·김창열 등 한국 작가 7명의 작품 16점을 출품한다. 쿠사마 야요이와 박서보 등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작가의 작품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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