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 노동자 최대 10만명…러 드론공장에도 파견

  • 중·러 중심 최소 17개국 체류…연간 최대 8억달러 외화벌이

  • MSMT "임금 80~90% 당국이 몰수…핵·미사일 자금으로 전용"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observes a major weapons test conducted by defense science research institutes on June 25 2026 in this image aired by Korean Central Television the following day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6년 6월 25일 국방과학연구기관들이 실시한 주요 무기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도 해외 노동자를 최대 10만명 이상 파견해 연간 최대 8억달러(약 1조70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군용 드론 제조 공장에 파견된 정황도 제기됐다.

북한 등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 행태를 감시하는 한·미·일 주도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는 16일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및 회피’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MSMT는 한국·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11개국이 유엔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2024년 10월 출범시킨 다자 감시체계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 3만5600명에서 10만1280명가량이 최소 17개국에 체류하며 건설, 단순 가공, 수산, 정보기술(IT), 의료, 식당, 군수 부문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 창출한 수익은 4억5000만~8억달러로 추산됐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결의 2375호와 2397호를 통해 회원국이 자국 내 북한 주민의 소득 창출 활동을 허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기존 해외 노동자도 2019년 말까지 송환하도록 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북한의 노동력 송출이 계속되며 제재 회피가 구조화됐다는 것이 MSMT의 판단이다.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가 체류하는 중국의 규모는 2만~7만명으로 추산됐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만~2만명이 일시적으로 귀환해 전체 규모가 줄었지만, 지난해 초부터 단기 훈련·교육 비자 발급이 늘면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1만명의 신규 노동자가 중국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들은 랴오닝성·지린성 등 북중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의류·수산물 가공 등 노동집약 업종과 IT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중국 단둥 세관을 통한 북한 노동자 입국이 지난해 5월 이후 빈번히 포착됐으며, 지린성 룽징시 산업단지에는 북한 오일무역회사 주도로 약 4600명이, 훈춘시에는 약 7800명이 파견된 사례가 관찰됐다고 적시했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는 지난해 말 기준 1만5000~3만명으로 추산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노동력 부족과 북러 협력 심화에 따라 파견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사할린 등 극동 지역의 건설·임가공·농업 현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알라부가 경제특구의 ‘게란-2’ 드론 제조 공장과 무기 공장, 철강 가공시설, 조선단지 등에도 파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를 학생으로 위장해 입국시키고, 학업 비자만으로도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러시아가 북한에 발급한 비자 가운데 학업 비자 비중은 98% 이상이었다.

북한은 대외경제성, 정찰정보총국, 노동당 39호실 등 주요 기관과 산하 무역회사를 중심으로 파견을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수익 상당 부분은 중국과 러시아 소재 무역회사의 군수물자 조달 등에 쓰이고, 일부는 북한으로 송금되는 것으로 보고서는 봤다. 이 과정에서 유엔 제재 대상인 조선무역은행과 조선광선은행 등이 활용됐으며 외교 차량·행낭이나 해외 출장자를 통한 현금 운반 사례도 관찰됐다.

노동자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MSMT는 북한 당국이 해외 노동자 임금의 80~90%를 몰수하며, 일부는 당국이 거둬가는 금액이 실제 소득보다 많아 노동자가 빚을 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탈북을 막기 위해 노동자의 이동과 외부 접촉을 엄격히 통제하고, 이탈 시 북한에 남은 가족을 압박하는 방식도 동원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카메룬·적도기니·나이지리아·탄자니아 등 10개국에서 수백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가 의료·건설·IT·제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소규모 IT 노동자 활동이 포착됐으며, 키르기스스탄 의료시설과 몽골 울란바토르의 북한식당 등 중앙아시아에서도 북한 인력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SMT 참여국은 공동성명에서 해외 노동자 네트워크가 북한의 불법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활용되고 있다며, 각국이 제재 위반 책임 당사자와 조력자에게 국내 조치 등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2024년 4월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해체돼 감시 공백이 발생했다며, 안보리가 기존과 같은 권한과 구조로 전문가패널을 재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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