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내려주세요"…46도 폭염에 비행기서 벌어진 일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항공기 이륙이 어려워지자 항공사가 승객들에게 보상을 제시하며 다음 항공편을 이용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6일 AP통신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지난달 2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을 출발하려던 항공편의 승객들에게 자발적으로 좌석을 양보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현지 기온은 화씨 114도, 섭씨로 약 46도까지 올랐다.

현지 방송 FOX5는 승무원이 이미 탑승한 승객 가운데 32명에게 자발적으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좌석을 양보한 승객에게 보상을 제공했으며, 항공기는 무게를 줄인 뒤 지연 출발했다.

아메리칸항공은 "기온이 특히 높을 때 안전한 운항을 위해 항공기 중량을 줄여야 할 수 있다"며 극심한 더위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폭염이 항공기 이륙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공기의 밀도 때문이다. 기온이 오르면 공기가 팽창해 밀도가 낮아진다. 이 경우 항공기 날개가 만들어내는 양력과 엔진의 추력이 감소해 평소보다 더 긴 활주 거리가 필요할 수 있다.

항공사는 이륙 전 항공기 무게와 외부 기온, 공항 고도, 활주로 길이 등을 종합해 안전하게 출발할 수 있는지를 계산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화물이나 승객을 줄이고, 연료를 적게 실은 뒤 중간 기착지에서 재급유하거나 기온이 내려갈 때까지 출발을 미룰 수 있다.

항공기가 이륙할 수 있는 최고 기온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미 연방항공청은 항공기 기종과 무게, 공항의 고도 등 운항 조건에 따라 한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제작사의 운항 지침에 명시된 기준을 넘어서면 해당 항공기는 운항할 수 없다.

특히 고도가 높은 공항은 평소에도 공기가 희박하고, 활주로가 짧은 공항은 항공기가 충분한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폭염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AP는 미국 덴버와 뉴욕 라과디아,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 등을 고온 시 중량 제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례로 들었다.

실제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에서 기온이 화씨 110도(섭씨 43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약 18일로, 1940~1960년대 연평균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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