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당일 전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자 수를 수정한 사례가 7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일부 지역에서 과다 입력된 투표자 수를 다른 투표소에 분산한 정황을 포착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강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중앙선관위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서버에서 확보한 자료와 내부 메신저 등을 분석하고 있다.
합수본은 지난 23일 공전자기록위작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실무자 각 1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지방선거 당일 경기 지역 2곳과 충청 지역 1곳에서 투표자 수가 허위 입력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지역 한 투표소에서는 실제 수백 명 수준인 투표자 수가 수천 명으로 입력돼 약 4시간 동안 잘못된 투표 현황이 유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경기도선관위 실무자들이 과다 입력된 투표자 수를 인근 투표소에 나눠 반영하고 중앙선관위 실무자가 수치 조정을 지시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정 투표소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감추기 위해 초과분을 분산 입력했다는 것이다.
수사 단서는 앞서 진행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합수본은 당시 압수한 선관위 직원들의 PC와 내부 메시지를 분석하다 경기와 충청 지역에서 투표자 수를 조정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중앙선관위에서 제출받은 '시간대별 투표수 수정보고 이력'에 따르면 지방선거 당일 전국 56개 구·시·군 선관위는 총 72건의 수정 보고를 했다.
선거 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을 바꾸려면 수정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고 시도선관위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보고 내역에는 '오기재'와 '기재 누락', '투표자 수 변경' 등 구체적인 경위가 드러나지 않는 사유가 다수 기재됐다.
인천 검단구는 오후 4시 기준 투표자 수를 5만4665명으로 보고했다가 6만1276명으로 수정했다. 기존 수치보다 6611명 늘어난 규모다. 수정 사유에는 투표소별 보고를 집계한 결과 전체 투표자 수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내용만 담겼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도 오후 5시 투표자 수를 5만1833명에서 5만6081명으로 변경했다. 오후 4시 수치가 그대로 입력됐다는 이유였다. 충남 홍성군 역시 같은 사유로 2만8092명을 2만9863명으로 수정했다.
수정이 뒤늦게 이뤄진 사례도 있었다. 경기 군포시는 오전에 발생한 입력 오류를 투표가 끝난 오후 7시에 바로잡았다. 충북 진천군도 오후 6시대 보고 수치를 오후 9시에 변경했다.
합수본은 72건의 수정 사례 가운데 단순 입력 실수와 고의적인 허위 조정을 구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과거 선거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수치 조정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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