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당시 군 장성과 법무관 등의 정치 성향을 파악해 인사자료로 활용했다는 '방첩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0일 여 전 사령관의 직권남용 등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여 전 사령관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은 여 전 사령관이 방첩사령관으로 재직하면서 지휘·감독 권한을 남용해 부대원들에게 군 인사정보를 수집하고 군 법무관 등의 정치 성향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2023년 4월 말부터 당시 방첩사 신원보안실장 등에게 군 법무관 가운데 진보 성향 인물이 있는지 조사하도록 했다.
대통령경호처에 제공할 목적으로 방위사업청 근무 경험이 있는 예비역 장교 59명을 추려 인사자료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방첩사가 보유한 개인정보를 법적 근거 없이 인사검증에 이용하고 경호처에 제공했다고 보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여 전 사령관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 군사기밀이 유출된다고 보고 김 의원실 파견 경력이 있거나 김 의원과 학연·지연 및 근무 인연이 있는 군 인사를 파악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대원들은 방첩사 신원정보시스템과 첩보 등을 활용해 해당 인물들의 보직·진급 검토에 쓰일 정보보고 및 인사검증 문건을 16차례 작성했다.
문건에는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군법무관 복무 당시 동정과 최 전 의원과 근무 인연이 있는 법무관 30여 명의 명단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사령관은 군판사 등이 포함된 법무관 25명의 인적사항과 근무 경력, 정치 성향 등을 별도로 파악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여 전 사령관 측은 "특검과 협의한 증거기록 열람 일정이 오는 28일부터"라며 기록을 검토한 뒤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2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 증거조사와 향후 공판 계획을 논의한다.
종합특검은 지난달 14일 여 전 사령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여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주요 정치인 체포를 지시한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다. 내란특검팀은 지난 7월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며 1심 선고는 오는 2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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