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도약의 조건] 국민소득 4만달러 넘어 체감소득으로…생산성·내수 확산 해법은

  • 반도체 수출과 환율효과가 국민소득 증가 견인해

  • 체감경기 개선은 '숙제'…반도체 외 산업 경쟁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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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올해 사상 처음 4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국민 생활수준이 그만큼 개선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과 원화 강세가 달러 기준 국민소득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산업·지역·세대 간 격차는 오히려 커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4만 달러 달성 자체보다 성장의 과실을 고용과 임금, 소비로 확산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 달러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민소득 증가의 핵심 요인인 반도체에 편중된 성장과 환율 효과만으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소득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주요 제조업 업황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산업별 성장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환율에 따라 1인당 국민소득 수준과 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달러 표시 지표만으로 경제 체질 개선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이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4500억 달러로 상향하고 경재성장률 전망치 역시 높이고 있다"며 "여기에 환율까지 내려가면서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이외 업종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이외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특히 내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건설경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산업 간 격차가 지역·자산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기업이 집중된 수도권에서는 소득과 고용 증가가 주택 수요를 자극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는 이 같은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변은 경기 활성화와 집값 상승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로 인한 자산 격차가 산업·일자리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년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꺾일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성장 과실을 다른 산업과 지역으로 확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도 풀어야 할 정책 과제로 꼽혔다. 정 교수는 "청년층에서 고용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전환이 기존 일자리를 줄이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낼지 불확실하다"며 "장기적으로 나라 경제 전체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명목소득 증가에도 실질 구매력 개선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물가와 부동산 시장이 동시에 불안해지면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이 오히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득 분배와 관련된 지표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인당 소득은 소득의 분포를 알려주지 않는다"며 "4만 달러가 원화로 약 6000만원이라고 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2억4000만원을 버는 가구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환율 영향도 있기 때문에 4만 달러라는 수치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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