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DC發 물 공포…13억명 생활용수와 맞먹어

  • 유엔 경고 "2030년 연간 9조3000억 리터 필요해"

  • 한국·싱가포르·대만, 해수 냉각 이점으로 대안 거점 부상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전 세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가 이미 국가 단위의 전력 소비자로 부상한 가운데, 이제 물 부족이라는 새로운 위기가 글로벌 AI 인프라를 위협하고 있다. AI가 몰고 오는 환경 비용이 탄소를 넘어 물과 토지로 번지고 있다는 경고가 유엔(UN) 공식 보고서를 통해 제기됐다.
 
27일 유엔대학교 수자원환경보건연구소(UNU-INWEH)의 'AI 에너지 사용의 환경적 비용: 탄소·물·토지 발자국‘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 DC의 연간 물 소비량이 9조3000억 리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13억 인구 전체의 1년치 기초 생활용수를 충당할 수 있는 양이다. 물리적 점유 면적도 1만4500㎢를 초과해 자카르타 광역권의 약 2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DC 냉각 시스템이 서버 온도 유지를 위해 막대한 양의 물을 증발 냉각 방식으로 소모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주도한 UNU-INWEH의 카베 마다니 소장은 "AI를 소프트웨어로만 인식하는 공론장의 시각은 이미 낡았다"며 "AI는 DC, 발전 설비, 냉각 시스템, 송전망, 반도체, 토지, 물을 모두 필요로 하는 물리 인프라"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탄소 절감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이 물과 토지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역설도 제기했다. 리드 저자인 미리암 아크젤 박사는 "탄소 관점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선택이 오히려 물이나 토지 측면에서는 더 나쁜 결과를 낳는 경우가 우리를 가장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적 집중이 문제다. 2025년 기준 AI 특화 DC를 보유한 국가는 전 세계 196개국 중 32개국(16%)에 불과하며, 그 용량의 90%가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집중됐다. 두 국가 모두 대규모 내륙형 DC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어 수자원 압박이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멕시코 케레타로에서는 가뭄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DC 건설이 강행돼 지역 수자원 고갈 논란이 불거진 바 있으며, 아일랜드에서는 DC의 전력 소비량이 전체 계량 전력의 21%까지 치솟아 더블린 인근 신규 승인이 2028년까지 중단됐다.
 
이런 상황은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거점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형·도서형 지형으로 해수 냉각 접근성이 높고, 해저케이블 인프라가 집중된 이들 지역이 미·중 편중 AI 인프라의 구조적 대안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경기 용인·안성 일대를 중심으로 AI DC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며 동아시아 주요 해저케이블 거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미 아시아 DC 허브로 자리잡았으나 전력·토지 제약이 걸림돌이다. 대만은 TSMC 등 AI 반도체 생산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에서 공급망 연계 DC 수요가 증가 추세다.
 
다만 수자원 이점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한국 역시 수도권 집중에 따른 전력망 과부하 문제와 재생에너지 비율의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한편 전력 문제도 여전히 AI DC 확산의 장애물로 남아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DC의 전력 소비량은 연간 448테라와트시(TWh)에 달했다. 이는 국가 단위로 환산하면 프랑스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를 앞서는 세계 11위 수준이다. 2030년에는 이 수치가 945T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AI 워크로드 비중이 전체 DC 전력 소비의 40%까지 치솟을 것으로 분석된다.
 
카베 마다니 소장은 "AI 기술혁명의 근간이 지구적 한계 내에서 발전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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