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지난 24일 점심시간이 지나 찾은 동탄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예상보다 한산했다. 평일 낮 시간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직접 방문객은 물론 전화 문의도 뜸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매수 문의가 쏟아졌다는 설명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동탄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달까지 매수 문의가 빗발치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라며 “요즘은 사겠다는 사람보다 집값이 더 오를지, 지금 팔아야 할지를 묻는 매도자들의 가격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가 뚝 끊겼다기보다는 매수인들은 관망하고, 매도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호가를 유지하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동탄은 최근 경기 남부권 부동산 시장을 이끈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GTX-A 수서~동탄 구간 개통 효과에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기대감이 맞물리며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몰렸다. 동탄역 인근과 주요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줄었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도 이어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단기 급등 이후 숨 고르기 흐름이 감지됐다. 가격이 단기간에 오른 만큼 매수자들이 쉽게 따라붙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는 여전히 강하지만 매수자들이 신고가를 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대출 부담도 있고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도 있어 일단 지켜보자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높이 차이도 커졌다. 매도자는 GTX와 반도체 호재를 이유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반면, 매수자는 이미 가격에 호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는 호가만 오른 채 거래가 따라붙지 않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너무 비싸졌다는 부담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말이 나왔다.
같은 날 방문한 용인은 동탄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올 초 수지구와 기흥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빠르게 오르며 최고가 거래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매수자들이 가격 부담을 더 크게 느끼는 모습이다. 아파트 매수 부담이 커지면서 주거용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비아파트로 일부 수요가 옮겨가는 흐름도 감지됐다.
용인 수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가격이 올 초 빠르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을 찾는 추세”라며 “아파트는 이미 많이 올랐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상품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힐스테이트 수지구청역’ 전용 79㎡는 지난 4월 11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종전 최고가인 10억4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해당 단지는 주거용 오피스텔이지만 수지구청역과 가까운 입지, 생활 인프라, 아파트 대체 수요가 맞물리며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동탄과 용인 모두 장기 호재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호재만 보고 곧바로 매수에 나서던 분위기는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단기간 가격이 오른 뒤에는 입지와 상품, 가격 부담에 따라 문의가 갈리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용인과 동탄 모두 반도체 산업과 교통 호재라는 장기 성장성은 분명하지만 최근 가격 상승 속도가 빨랐던 만큼 매수자들이 한발 물러선 분위기”라며 “앞으로는 호재만으로 움직이기보다 실제 직주근접성, 생활 인프라, 공급 부담, 가격 매력도에 따라 단지별·상품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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