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낮은데 마진율 추가 하락"...전차ㆍ자주포 직격탄, 미사일도 사정권

  • [K-방산 상생 기여금 논란]

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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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수출금융법이 도입되면 대부분 방산 기업들은 금융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력 무기에 따라 기업별 입장은 다르다. 수출금융 의존도가 높은 전차·자주포는 직격탄을 맞는 반면 간접 수출 비중이 큰 정밀유도무기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는 중복 입법으로 기업이 부담할 행정 비용이 과도해지면 '가성비'가 무기인 국내 방위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12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전략수출금융지원법의 핵심인 '전략수출 상생기여금 제도'에 대한 우려가 비등하는 상황이다. 방산, 원전, 플랜트 등 전략 산업 수출에 국가가 장기 저리 대출과 보증을 지원하는 대신 수혜 기업이 금융 지원액의 1~5%를 전략수출상생기여금으로 제공하는 게 골자다.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K2전차·K9자주포·FA-50 수출 계약에서 금융 조달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논의가 본격화했다. 

기여금의 구체적인 요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여당과 기업의 시각차는 상당하다. 정부·여당은 3~5%를, 기업은 0.01~1% 안팎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헌철 국방대 국방경제학과 교수는 "절충 교역을 통한 무기 수출은 곧 정부 자원의 소진을 의미하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국가 재정 관련 국민 조세 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수출 수수료 논의 자체는 공정성 측면에서 타당하다"면서도 "수수료율은 연구 주체(공공·민간), 원천기술 출처, 기술 이전 유무, 상대국이 인정한 절충 교역의 가치 등을 반영해 정교하게 설계해야 부작용이 적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 주도의 일괄적인 수수료 책정은 K-방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방산 수출은 통상 초도 물량, 성능 개량, 정비·유지·보수(MRO), 기술이전(TOT) 등을 포괄하는 복합 계약이 많아 일률적인 수수료 책정 자체가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가령 MRO는 인력·부품 현지 조달 비용이 높아 마진률이 낮고, TOT도 기술 난이도를 금액으로 추산할 수 없는 사례가 많은데 수출 총액으로 기여금을 산출하는 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럴 때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계약 구조를 우회 설계해 행정 비용이 이중, 삼중으로 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기업 추가 부담 없이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금융 패키지를 제공해 단가를 낮추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주경제가 방산 5개 기업(한화에어로·현대로템·LIG D&A·KAI·한화시스템)의 매출액, 영업이익, 수출 비중, 주력 무기 등을 바탕으로 상생기여금 도입 영향을 추산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률(10.5%)이 0.2~1.2%포인트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로템은 15.8%에서 1.2%포인트 하락한 14.6%로 예상돼 타격이 가장 컸고, 한화에로스페이스(11.1→10%), LIG(14.6%→13.9%), KAI(7.9→7.4%), 한화시스템(7.1→6.9%) 등도 타격이 불기파하다.

수출 규모가 크고 정부 금융 지원이 필수인 K2전차, K9자주포, 천무 등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직접 영향권에 들고 체계종합업체에 부품을 납품하거나 자금력을 갖춘 중동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LIG와 한화시스템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방산 기업이 엄청난 연구개발(R&D)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평균 영업이익률을 15% 이상으로 관리하는 점과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생태계 유지를 위한 기업 주도의 펀딩 시스템이 전략수출금융법의 기여금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 중인데 추가로 기여금을 내라는 건 중복"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내수용 무기는 정부가 이익률을 엄격히 통제해 사실상 수출을 통해서만 실적 성장이 가능한 구조인데 수수료 부담이 더해지면 고부가가치 무기 개발을 위한 R&D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중복 입법 논란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전략수출금융지원법 외에도 방산 기업 영업이익의 1%와 정부 지원을 받은 수출 금액의 1%를 기금으로 징수하는 '방위산업융성 수출진흥기금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두 법안이 동시에 추진되면 행정 비용이 이중으로 부과된다. 한 방산 기업 관계자는 "과도한 기여금이 수출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미 법인세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준조세' 성격을 띤 기여금 도입은 주주 가치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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