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은 정책, 부담은 금융사] "본업도 힘든데"…민생 정책에 금융사 수익성 압박 가중

  • 금융위, 車보험 할인 특약 방안 발표

  • 손해율 악화 속 보험료 인하 추가 압박

  • '혜택 확대' 주문받은 카드사, '역마진' 부담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금융위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금융위]

금융당국이 민생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그 비용을 금융사가 떠안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보험·카드업계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본업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추가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차량 5부제 할인 특약’을 신설했다. 국제 유가 변동성에 대응하고 에너지 절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보험료 인하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책 성격상 보험사 참여가 불가피한 데다, 가입자가 늘수록 보험료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번 특약은 자동차 보험료를 연간 2% 할인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약 1700만대 차량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2400억원가량의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미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 할인 요인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보험손익은 실손보험 부진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여파로 큰 폭 감소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 4곳의 지난해 합산 보험손익은 실손의료보험 부진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여파로 전년(5조4892억원) 대비 34.8% 감소한 3조5782억원에 그쳤다.

카드업계 역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주유비 할인 등 사실상의 ‘유가 지원’ 성격의 혜택 확대를 요구하면서, 일부 상품은 수익 확보가 어려운 ‘역마진’ 구조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 실적도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2조5910억원) 대비 8.9%(2308억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 때마다 금융사가 정책 수행 수단으로 동원돼 왔다”며 “참여 의지는 있지만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했다. 이어 “금리와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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