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횡령·배임 공시를 내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3월부터 이달 14일 기준 관련 공시가 작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 결정권을 기금운용본부로 일원화하며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하면서 횡령·배임 발생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의 '1호 소송' 타깃이 될 수 있어서다.
15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횡령·배임 공시는 중복 건을 제외하고도 벌써 18건에 달한다. 3월 이후 이날까지 나온 관련 공시도 12건이나 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건(3월 4건, 4월 1건) 대비 급증한 수준이다.
이달에도 보름 만에 벌써 5건의 공시가 나왔다. 코스닥 상장사 대호에이엘은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7거래일 사이 세 건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을 공시했다. 먼저 지난 1일, 현직 사내이사가 전·현직 임원 4명을 대상으로 140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 고소를 제기한 데 이어 3일에는 회사가 직접 전직 대표이사 김모씨를 37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다시 9일에는 전직 임원 한모씨와 전직 대표이사 김모씨를 상대로 45억원 규모의 고소를 추가로 진행했다.
국민연금이 지분 5.3%를 보유한 한온시스템은 배임 혐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항고를 제기했고, 인크레더블버즈 역시 전직 대표이사의 96억원대 배임 공시를 냈다.
횡령·배임 공시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최근 주주대표소송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지난 7년간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주주대표소송 카드를 앞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이번 방침에는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기업에 대해서도 주주대표소송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주주이면서 횡령·배임이 발생한 기업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의 기업 대상 비공개 면담 건수는 2024년 208건에서 2025년 240건으로 증가한 반면, 단순 서한 발신은 40건에서 19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제 주주가치를 훼손한 별건의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국민연금의 소송 검토 우선순위가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이번 제도 정비를 통해 '비공개 대화 중인 기업'까지 소송 검토 대상에 넣기로 한 만큼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기업들은 모니터링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에 맞춰 국민연금이 상징적인 '1호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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