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입법 공백 장기화…증권사 간 준비 격차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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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토큰증권 발행(STO)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향한 증권업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규제 법제화가 지연되는 공백기를 틈타 증권사별 준비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6월을 기점으로 STO 관련 가이드라인과 결제단 인프라 규제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 등 플랫폼 구축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6월 초 치러진 지방선거 여파로 정치권의 가상자산 및 STO 관련 입법 논의는 현재 사실상 완전히 멈춰 선 상태다.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마쳐놓고도 규제 빗장이 풀리지 않아 오픈을 미루는 '시계제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정치권의 모든 관심이 선거와 정국 재편에 쏠려 있어 국회 차원의 제도화 논의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라며 "기존에 업계가 건의했던 법안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던 과정이었던 만큼 선거 정국이 완전히 마무리돼야 입법화가 다시 가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제도화가 정체된 공백기 동안 증권사들의 내부 조직 정비와 인력 투입 현황은 회사 체급과 전략에 따라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중견 증권사들은 과감한 인적 투자를 통해 이미 대형사 못지않은 전담 라인업을 완비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미래전략실을 신설해 토큰 증권(STO), 실물기반 토큰화 자산(RWA) 및 글로벌 확장 등 중장기 신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세웠다. 특히 대형사들도 쉽게 시도하지 못한 리서치센터 내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팀장으로 영입하는 등 독자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해 전략기획담당 조직을 신설해 가상자산과 STO 시장 진출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세웠다. 조직을 비대하게 키우기보다 전통 증권 업무(IB·리테일)와 신규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신설해 시장 개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금력과 인력 풀이 열악한 소형 증권사들은 STO 사업이 당장 눈앞의 수익원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예산과 인력 배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관련 사업 준비에 착수한 소형 A 증권사의 경우,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이 아니라 기존 리테일 및 해외상품 주문을 담당하던 부서에 STO 업무를 얹어주는 '겸직' 방식을 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질적으로 이 업무를 들여다보는 실무 인력은 단 2명에 불과하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화려하게 보도자료를 내는 중대형사와 달리 소형사는 당장 돈이 안 되는 미래 사업에 전문 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며 "사실상 기존 팀 이름 밑에 업무만 얹어놓은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규제 공백이 장기화될수록 향후 법안이 통과돼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점에 증권사 간의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본력이 있는 중대형사들은 법안이 멈춘 기간에도 대규모 지분 투자와 플랫폼 고도화를 지속할 수 있지만 소형사들은 첫발조차 떼지 못한 채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여유가 있어 새로운 먹거리인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선제적으로 인력이나 비용을 투입하지만 중소형사는 쉽지 않다"며 "결국 제도화가 시작되더라도 대형사들이 닦아놓은 길을 마지못해 따라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고 그 간극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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