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가림의 금만세]"폐업비도 빌려준다…소상공인 금융지원 전면 확대"

  • 발주서 기반 공급망 금융 도입…납품 전에도 운전자금 지원

  • 저금리 철거비 대출 신설·채무조정 성실상환자 금융 확대

사진챗GPT
[사진=챗GPT]
경기 부진 장기화로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자 금융당국이 상반기 내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전면 확대한다. 발주서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 금융을 도입하고 폐업 비용을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을 신설하는 한편, 채무조정 성실 상환자에 대한 금융 지원도 대폭 늘리는 등 ‘소상공인 금융 패키지’ 마련에 나선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공급망 금융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은 판매 이전 단계에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발주서 기반 금융 도입이다. 현재 원청과 하청 간 거래에서는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이 주로 활용되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실제 물품을 납품하기 전까지 금융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이에 금융당국은 발주서만 보유해도 운전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해 하청기업의 자금 압박을 완화하고 원청 리스크가 협력업체로 전이되는 구조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은행 플랫폼과 연계한 공급망 금융 상품 출시도 추진된다. 신한은행의 배달 플랫폼 ‘땡겨요’와 우리은행의 원자재 거래 플랫폼 ‘원비즈플라자’ 등을 활용해 거래 단계에서 금융이 동시에 제공되는 구조를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자발적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하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과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 중이다. 새로운 공급망 금융 시장이 형성되면서 은행권의 신규 수익 기반 확대도 기대된다.

폐업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도 강화된다. 은행권은 공동으로 이르면 상반기 내 저금리 철거지원금 대출을 신설할 계획이다. 폐업 시 지급되는 보조금은 실제 지급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소상공인이 먼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금융으로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재기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2분기 중 채무조정을 성실히 이행하는 차주를 대상으로 한 3~4%대 소액대출 공급 규모를 기존 연간 12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린다. 지원 대상 역시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및 개인회생 성실 상환자뿐 아니라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차주까지 확대된다. 대출 한도는 최대 1500만원이다.

이와 함께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이후 성실 상환 소상공인에 대한 인센티브도 신설된다. 조기 상환 또는 성실 상환 시 채무 잔액 추가 감면이나 금리 인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원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빠르게 악화하는 대출 건전성이 있다.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체 은행 연체율이 0.5%대를 넘어선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기업대출 부문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로 전년(0.50%)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2%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고, 중소 법인 대출 연체율은 0.78%로 1년 새 0.14%포인트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역시 0.63%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공급망 단계에서의 자금 지원, 폐업 비용 완화, 재기 금융 확대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해 소상공인 부실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대책이 단기 유동성 지원을 넘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잠재 부실을 관리하기 위한 선제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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