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하면서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기존 합의의 이행 속도를 조절하거나 협상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한국과 일본은 투자 이행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합의 과정에서 각각 3500억 달러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허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이러한 투자 약속이 동맹국들에 강요된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투자 이행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 의회의 사업 검토가 강화될 경우 한국 정부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기존 무역합의를 쉽게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마에시마 가즈히로 일본 조치대 미국정치학 교수는 "관세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본의 대응이 늦어지면 추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외교부도 미국 의회 구성 변화와 관계없이 행정부와 의회, 주정부 등을 상대로 경제·통상 현안에 관한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단순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약해진 트럼프가 오히려 더욱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 레임덕이 순식간에 '분노한 오리'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약화를 무역협상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미국의 대중국 기술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랑스 금융그룹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합의에서 전권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의 수출 통제 및 공급망 감독 강화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인도 외교관 출신인 라지브 바티아 게이트웨이하우스 특별연구위원도 "민주당의 승리가 반드시 트럼프 대통령을 어느 국가에 대해서든 더 유화적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역 상대국들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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