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커들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4000만 달러(약 9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것과 관련해 위장 채용과 인공지능(AI) 도구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커들은 직원의 업무용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내부 시스템에 침투해 대규모 자산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낸스는 3일(현지시간) 공식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10월 29일 보안 사고 초기 조사 결과 및 대응 현황'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격은 지난 6월 시작됐다. 당시 해커들은 바이낸스의 한 엔지니어에게 변조된 개발 도구를 내려받도록 유도했다. 보안팀이 이상 징후를 탐지해 기기를 교체했지만,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지갑 관리팀의 정보가 해커들에게 노출됐다.
또한 해커들은 지난달 20일 감염된 컴퓨터와 바이낸스 내부 AI 도구를 발판으로 다른 엔지니어 2명의 시스템까지 침투했다. 이후 탈취한 인증정보로 가상자산 지갑의 거래 승인 시스템에 접근해 지난달 29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솔라나, XRP 등을 외부 지갑으로 무단 이체했다.
바이낸스는 출금을 중단하고 관련 업체들과 자산 동결에 나섰지만, 블록체인에 설정된 악성 거래 승인 권한 때문에 추가 유출을 즉각 차단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피해 자산 약 63억4000만 달러 가운데 28억5000만 달러를 동결하거나 이동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 연계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약 15억 달러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3일 담화에서 FBI의 발표를 '황당무계한 낭설'이라고 일축하며 미국이 북한을 사이버 범죄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타국을 겨냥한 북한의 위장 채용·취업은 날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미국 매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북한의 위장 취업 인력이 종래의 정보기술(IT) 직종을 넘어 의료, 마케팅 등 다양한 원격 근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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