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4일 오전 9시 20분 국회 소통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내국세 연동 폐지 움직임에 맞서 교육재정 안정성과 국가 미래투자를 조화시키는 법률 대안을 정부와 국회에 공식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정근식 협의회장을 비롯해 권순기 재정특위 위원장(경남교육감), 윤건영 충북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강은희 대구교육감, 조용식 울산교육감 등 6명의 교육감이 직접 참석해 한목소리를 냈다.
“늘 때는 나누고 줄 때는 책임져야”… 상생안 vs 정부안 무엇이 다른가
협의회가 내놓은 상생안의 근간은 ‘많이 늘 때는 함께 나누고, 크게 줄 때는 함께 책임진다’는 원리다.정부안은 반세기 넘게 이어진 내국세 연동제를 전면 폐지하고, 전년도 교부금에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반영률 35%)을 곱해 산출하는 산식으로 개편하려 한다. 이 경우 2027년 교부금은 78조 9000억 원에 그쳐 현장 최소 필요액보다 9조 5000억 원이나 부족해지며, 2027~2030년 4년간 교부금 축소 규모는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와 일치하는 약 113조~115조 원에 달한다. 더욱이 같은 정부안 내에서도 행정안전부 소관 일반 지방교부세(19.24%)는 연동제를 유지하면서 교육교부금만 연동을 끊어 형평성 논란도 거세다.
반면 협의회의 상생안은 내국세 20.79% 법정 연동률을 온전히 유지한다. 대신 세수가 전년 대비 5%를 초과해 급증할 경우 초과분의 3분의 2를 국가 미래대응 재원으로 출연하고, 반대로 내국세가 5% 넘게 줄어들 때는 교육청 감소분의 3분의 1을 국가가 재정으로 보전해 주는 ‘±5% 완충 장치’를 신설했다.
현장 백브리핑 통해 연동제 양보 논란 일축…88.4조 산출 근거와 입법 추진 방향
시민사회의 ‘연동제 사수’ 요구와 달리 교육계가 일부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교육감들은 강하게 선을 그었다. 협의회는 “내국세 20.79% 연동률과 산정 기준은 100% 그대로 유지된다”며 “나누는 대상은 한 해 5%를 초과하는 세수 급증분뿐이고, 세수가 급감할 때는 국가가 감소분의 3분의 1을 보전해 오히려 재정의 하한선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안은 세수가 늘어도 교육재정에 연결되지 않는 완전한 단절이지만, 상생안은 연동제를 지키면서 초과분만 미래 재원으로 나누는 것이므로 시민사회의 요구와 본질적 방향이 같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이 제시한 최소 필요액 88조 4000억 원이 자체 편의적 추산 아니냐는 질문에는 학교 현장의 재정 실태를 근거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협의회는 2027년 예산 편성 필요액(103조 9000억 원)이 2026년 최종예산(101조 6000억 원)에 공무원 보수 인상분(2조 5000억 원)만 반영한 현상 유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안대로라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본예산에서 당장 7조 3657억 원이 미편성되고 강원과 전남광주는 인건비 일부조차 담지 못하는 현실이다. 여기에 비교과 교원 및 특수교사 등 법정정원 확보(1조 3400억 원), AI·디지털 기기 교체비(3000억 원), 학생 마음건강 및 기초학력 지원(4900억 원) 등 법적 의무 이행에만 9조 5000억 원의 교부금이 추가로 소요되는 만큼, 88조 4000억 원은 신규 사업이 아닌 최소한의 법정 필수액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전날 공청회에서 ‘산식 수정안’을 제시했다가 하루 만에 ‘상생안’을 우선순위로 내세운 배경에 대해서도 입장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협의회의 원칙적인 제1안은 내국세 연동제를 유지하는 상생안이며, 국회가 정부 산식의 틀 안에서만 심사할 경우를 대비해 최악의 재정 결손을 막고자 ‘산식 수정안(기준액 84조 1000억 원, 학령인구 반영률 10%)’을 보조적 제2안으로 함께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산식 수정안은 2027년 부족분은 해결하지만 세수 증가가 교육재정에 반영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남는 반면, 상생안은 2030년 교부금이 산식 수정안보다 10조 2000억 원이나 많아 학령인구 급감기에도 안정적인 데다 국가 미래 재원 44조 5000억 원을 함께 확보할 수 있어 상생안이 절대적으로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 개정 작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조문 구성과 발의 계획도 공개됐다. 협의회는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을 대체하는 형태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행법의 20.79% 연동률(제3조 제2항 제1호)과 배분 기준(제4조), 정산 규정(제9조 제1~3항)을 그대로 살리는 대신, 제3조의2(내국세분 교부금의 조정)를 신설해 ±5% 완충 장치 및 기금 전출분의 내국세 총액 산입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3조의3(출연·전입 및 교부금 보전)과 제9조 제4~7항(추경·결산 정산 특례)을 두고, 2026년 이전 정산분은 종전 규정을 따른다는 경과조치를 부칙에 명시할 계획이다.
법안 발의 주체에 대해서는 국회 교육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정부안의 ‘수정안’으로 반영하거나 여야 의원 발의의 ‘위원회 대안’으로 상정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래대응기금 출연과 교부금 국가 보전 등 재정 수반 요인이 따르는 만큼, 법안 제출 시 국회예산정책처 기준에 맞춘 구체적인 비용추계서를 함께 첨부해 국회 심사에 즉각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산분 11.7조 원 미정산은 위헌 소지”…교육감협의회의 입법 대응 및 중재 역할
교육감들은 정부의 교부금 정산 폐지 시도에 대해서도 거세게 성토했다. 현행법상 올해 초과 세수에 따라 교육청에 정산 배정되어야 할 2026년분 교부금만 11조 7000억 원에 달하지만, 정부안은 이를 전액 미정산하고 연내 정부 기금으로 흡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결산이 완료된 2025회계연도 정산분까지 소급 폐지하는 것은 심각한 위헌적 소급 입법이라는 지적이다.이에 따라 협의회는 상생안 발표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대국민 여론전과 입법 관철 활동에 돌입한다.교육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예산결산특별위원장,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연쇄 면담했으며,교육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상생안의 당위성을 설명했다.특히 오는 11월 9일 국회에서 예정된 추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국의 교육 현장,학부모,교원들에게 재정 축소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전에 나선다. 나아가 교육청 법률 자문단을 중심으로 정부안의 과잉금지원칙 위배 및 신뢰보호원칙 침해,법정 기준 위반 여부를 따지는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과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현재 400여 개가 넘는 교육·시민단체는 20.79% 연동제의 한 치 양보 없는 사수를 외치며 정부와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고, 정부는 기금 확충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러한 평행선 상태에서 교육감협의회는 학생들의 배움을 지키는 동시에 국가의 미래 전략을 뒷받침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감들은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정부 예산안 부수법률안으로 지정해 국회 교육위원회의 심사 없이 예결위에서 날치기 처리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소관 상임위의 심도 있는 법안 병합 심사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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