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이란과 협상·공습 놓고 고심…中도 중동 외교전 가세

  • 美 행정부 내 협상·군사행동·현상유지 놓고 이견…대이란 전략 불확실성 지속

  • 시진핑, 오만 술탄과 정상회담…中, 중동·아프리카 7개국에 특사 파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과 군사작전 재개를 놓고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양국이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중동 주요국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중재 외교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 재개 여부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무엇인가를 할 것이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있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어느 때보다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이란과의 합의가 성사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간선거 이후 이란 공격을 재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나 모두 협상을 통한 합의 가능성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분명히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 재건을 막기 위한 검증 가능한 약속이 필요하다며 군사적 선택지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정부에 협상 관련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매우 집중적인 간접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중재단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해 지난 8일간 논의된 미·이란 합의 초안의 수정안을 협의했다. 이란은 미국이 해상 봉쇄 해제 등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 이틀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협상 움직임과 별개로 군사적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군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위치한 이란 게슘섬을 제한적으로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최근 수주간 이란의 상선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소규모 공습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군사적 선택지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대화 국면을 '소프트워'(soft war·비군사적 전쟁)라고 표현하면서도 이란의 지하 핵시설로 의심되는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대응 방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전쟁도 합의도 하지 않은 채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는 '노 워, 노 딜'(no war, no deal) 전략을 권고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특사는 협상 타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은 군사적 압박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타결과 군사작전 재개, 현상 유지 등 여러 선택지가 열려 있는 상황이다.
중국, 본격 중동 외교전 가세
이런 가운데 중국도 중동 외교전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하이삼 빈 타리크 오만 술탄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만 국가원수의 중국 방문은 48년 전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위 안보 당국자들을 각각 만나 긴장 완화와 대화를 촉구했다. 중국은 이란과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아프리카 7개국에 고위급 특사 3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은 중동의 추가 충돌을 막는 동시에 향후 협상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중국 프로그램 선임국장은 "중동이 외교적 해결의 최종 단계로 나아간다면 중국은 협상 테이블에 자리를 확보하거나 적어도 그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상 진전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63% 하락한 배럴당 104.77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36% 떨어진 배럴당 96.46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게슘섬 공습 보도 이후 유가는 다시 상승했다. 3일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시간 오후 2시 44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0.54% 오른 배럴당 105.34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63% 상승한 배럴당 97.07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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