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C 전환 118% 급증…금감원, 장기·분산투자 캠페인 추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하려는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한 가입자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규모도 3년 사이 11배로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단기 수익률을 좇거나 특정 자산에 투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장기·분산투자 문화 확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손해보험협회 및 퇴직연금사업자와 공동으로 '제1회 퇴직연금 오래오래 캠페인'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가입자의 직접 운용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투자 원칙을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한 가입자는 34만1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만5947명)보다 118.1% 증가했다. 최근 국내 증시 호황에 따른 투자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퇴직연금 적립금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3년 말 382조4000억원이었던 적립금은 2024년 말 431조7000억원, 지난해 말 50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6월 말에는 558조3000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적립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12.8%에서 올해 6월 말 35.5%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ETF 투자 규모는 2023년 말 9조원에서 올해 2분기 말 99조8000억원으로 약 11배 급증했다. 전체 실적배당형 상품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50.4%에 달했다.
 
다만 투자금이 특정 자산에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DC형 계좌 기준 적립금 전액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가입자는 전체의 46.9%였다. 반면 적립금의 절반 이상을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가입자도 33.9%를 차지했다.
 
퇴직연금 운용에 관심은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가입자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직장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7.1%가 적립금 운용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금감원은 '배우고(Learn)·열어보고(Open)·가꾸고(Nurture)·이어가는(Grow)' 등 네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장기·분산투자 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매년 11~12월을 '연금 채움 주간'으로 지정해 가입자가 자신의 적립금과 납입 현황, 세액공제 한도 등을 확인하도록 유도한다. 미청구 퇴직연금을 찾아주는 활동도 병행한다. 매년 5~6월에는 '연금 가꿈 주간'을 운영한다. 연령대별 수익률과 운용 현황 등이 담긴 투자백서를 발간하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지정 여부와 운용상품을 점검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가입자의 투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254쪽 분량의 '퇴직연금 가이드북'도 발간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비롯해 ETF·타깃데이트펀드(TDF) 활용법, 연령별 자산배분 전략, 연금 수령 방법과 세제 혜택 등을 담았다.

금감원은 통합연금포털의 상품 비교 기능도 강화한다. 올해 안에 TDF 빈티지(목표 은퇴연도)별 수익률 순위를 신설하고, 내년에는 수익률과 수수료율 등을 색상으로 비교하는 히트맵 방식의 공시체계와 연금통계 시각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어 퇴직연금사업자들은 가입자의 눈높이에서 상품 선택부터 연금 수령까지 충실히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금감원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상품·공시체계 등 관련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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