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수령한 계좌 비중은 16.5%로 2020년(3.3%)보다 5배 증가했다. 연금으로 수령한 금액 비중도 같은 기간 28.4%에서 61.6%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일시금 수령 규모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36만1953개였던 일시금 수령 계좌는 지난해 50만1955개로 14만개가량 늘었다. 지난해 퇴직급여 수령 계좌 중 일시금으로 수령한 계좌는 83.5%에 달한다.
연금수령 계좌 비중이 늘어났더라도 여전히 일시금 수령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시금 수령액도 5조9483억원에서 9조1993억원으로 54.7% 증가했다.
퇴직연금을 노후까지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도 영향을 미친다. 2024년 퇴직연금 중도활용 금액은 18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이직·퇴직 등에 따른 중도해지가 15조원, 재직 중 중도인출이 3조원 규모다. 중도인출 금액 중 주택 구입과 임차보증금 마련이 각각 67.3%, 23.0%를 차지했다.
이에 정부는 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연금수령 촉진제도'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것이 가입자가 사전에 일시금 수령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우선 연금으로 지급하는 옵트아웃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다.
연금과 일시금 수령에 따른 기대수익과 수령액 등을 비교할 수 있도록 사전 정보 제공도 의무화한다. 다양한 연금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장기 연금 수령을 촉진하기 위한 추가 세제지원도 검토한다.
퇴직연금의 중도인출을 줄이기 위한 담보대출 활성화도 추진한다. 주거비나 의료비 등 목돈이 필요할 때 적립금을 인출하는 대신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자동 연금수령은 55세 이후 수급 단계에서 적용되는 만큼 그 이전에 발생하는 중도해지 문제까지 해결하기는 어렵다. 정부도 이번 제도 개편에서 노동자의 중도인출과 중도해지 선택권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결국 연금수령 비중을 높이는 제도 개선과 함께 적립금을 노후까지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주거비 부담이나 이직 과정에서 노후자금이 소진되는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퇴직연금의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중도해지 선택권을 유지하면서 연금 수령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편에서는 중도 인출이라든지 중도 해지는 이전과 동일하게 보장한다"며 "연금을 기본값으로 설정해 수령을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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