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때부터 불거진 갈등…'팀코리아' 파열음에 추가 수주도 경고등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의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의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 원전의 유럽시장 진출 교두보로 평가받던 27조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이 시공계약 협상 결렬로 난항에 빠졌다. 수주 단계부터 이어진 공사비와 계약조건 갈등을 끝내 해소하지 못하면서 원전 수출사업 관리체계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시공사 교체에 따른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형 원전의 추가 수주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9일 관계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했다.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와 주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15개월 동안 협상을 진행했지만 공사비와 계약방식 등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 간 갈등은 수주 이전부터 이어졌다. 한수원은 2018년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을 시공협력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2024년 4월 체코 발주사에 최종 입찰서를 제출할 당시에도 공사금액과 계약조건에 합의하지 못했다. 결국 한수원은 자체 산정한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했고, 본계약 체결 이후에도 협상이 장기화했다.

최일경 한수원 사업총괄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초 입찰 당시 시공사가 총액 확정 계약방식을 선택했지만 이후 물량 정산을 요구하면서 입장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당초 제시한 공사비를 10% 늘리고 일부 공사에 물량 정산을 허용하는 절충안까지 제시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팀코리아 내 이견도 표면화됐다. 대우건설이 이날 컨소시엄 명의로 한수원 측 협상 종료가 일방적이라고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자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규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시공사 교체에 따른 사업 차질도 우려된다. 한수원은 내년 7월까지 신규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2028년 1월 부지 준비공사 착수 일정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규 입찰과 계약 체결, 기존 업무 인계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하면 공정에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부사장은 "지금 단계에서 사업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일부 인허가 관련 업무에서 공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수원은 필수 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별도 계약을 통해 추진해 전체 사업 일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용 증가 가능성도 변수다. 시공사 교체 과정에서 물가 상승분과 추가 공사비 등이 반영될 수 있다. 기존 컨소시엄과 맺은 협약 종료에 따른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 주가도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우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18.57% 내린 1만162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두산에너빌리티는 7.65% 하락한 5만6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해외 원전 수주에 미칠 파장이다. 체코는 두코바니 5·6호기에 이어 테믈린 3·4호기 건설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팀코리아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체코 후속 사업은 물론 다른 국가 원전 수주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창희 산업통상부 원전전략기획관은 "체코 정부와 지난 2월부터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왔다"며 "원전은 국가적 수출 산업인 만큼 설계·조달·건설(EPC)과 기자제 공급망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공사 교체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팀코리아가 한 몸이 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을 계기로 정부와 한수원의 사업관리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성도 커졌다. 수주 단계부터 누적된 계약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만큼 향후 원전 수출사업에서는 협력사 간 책임과 위험 분담을 명확히 하는 것이 과제다.

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체계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 기획관은 "한전과 한수원, 시공사 등 관계기관이 함께 의사결정하는 협의체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도 향후 시공사의 사업 참여 방식과 위험 분담구조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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