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계청년대회(WYD), 마지막 무대는 어디로

  • 서울시, 3000억 지원계획에 도시 홍보 기대…성남 검토 배경엔 정치적 해석도

사진WYD조직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발대식 및 발대미사 참석자들이 각국 국기를 들고 대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WYD조직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마지막 무대를 어디에 마련할 것인가. 내년 8월3일부터 8일까지 해외 청년 40만명을 포함해 국내외 70만~1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회의 개최지 논의가 서울시의 지원계획, 도시 홍보 효과, 정치적 파장과 맞물리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이나 광화문 도심 개최를 희망하지만, 지원 기본계획에는 밤샘기도와 폐막미사 장소로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이 검토되고 있다.
 
29일 본지가 서울시에서 확보한 기본계획에 따르면 대회 지원 소요예산은 약 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492억원을 제외하면 서울시 지원계획 규모는 2508억원이다. 확정·집행된 예산과는 구분되는 계획상 금액이지만, 서울시가 이 대회에 거는 기대와 행정적 지원의 규모를 보여준다.
 
서울시는 이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행정국에 국제행사지원과를 별도 설치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통과 안전, 의료 등 도시기능 전반의 지원사항을 발굴하고 실·국별 역할을 체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청년들의 방문을 서울 관광과 문화 체험으로 연결해 도시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도 주요 목표다.
 
오세훈 시장의 도심 개최 희망도 이 같은 기대와 맞닿아 있다. 오 시장은 최근 시니어 언론인들과의 서울시장 공관 만찬에서 광화문광장과 서울역을 잇는 도심 공간에서 행사가 열리기를 강하게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만찬 참석자인 곽영길 본지 회장이 직접 전한 내용이며, 이 사실은 같이 참석했던 서울시 고위관계자에게 재확인했다.
 
교황과 세계 각국 청년들이 함께하는 장면에 서울의 대표 공간이 담기면 도시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회 명칭에 '서울'이 들어가는 3000억원의 예산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세계에 전달되는 주요 행사 장면을 서울의 도시 경관과 연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본계획상 내년 8월 7일 저녁 교황과의 밤샘기도와 8일 오전 폐막미사는 '성남 서울공항(검토 중)'으로 표시돼 있다. 참가자들이 7일 행사장으로 이동해 밤샘기도를 하고 이튿날 같은 장소에서 폐막미사에 참여하는 일정이다. 이 안이 확정되면 대회의 마지막 이틀을 장식하는 핵심 행사가 서울 밖에서 열린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는 닭 쫒던 개가 되는 꼴이다.
 
그렇다고 대회 전체가 성남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계획에는 개막미사와 교황 환영행사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젊은이 축제와 십자가의 길 등은 서울 도심 일대를 활용하는 구상이 담겼다. 쟁점은 서울 본대회의 여러 행사 가운데 교황과 대규모 참가자가 함께하는 마지막 무대의 위치다.
 
이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서울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29일 본지 취재에서 이번 지방선거 무렵까지는 서울 개최로 정리돼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 대규모 행사가 성공적으로 열리면 오 시장의 정치적 위상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이 대회가 성공 개최되면, 이재명·김민석·정청래·조국 등 경쟁 진영 인사들이 받게 될 정치적 부담을 거론하며, 오 시장에 대한 견제 심리가 성남 분산 개최 논의를 연결했다는 설명이 꽤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거론된 인사들이 장소 변경을 요구하거나 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결국 개최지 논의에서는 검토 경위와 판단 기준이 핵심이다. 서울 개최 구상이 어떤 협의를 거쳐 서울공항 검토로 이어졌는지, 후보지별 수용 능력과 안전 여건을 어떻게 비교했는지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정치적 해석과 실무적 판단을 구분할 수 있다.

수십만명이 밤을 보내는 행사인 만큼 경호와 응급의료, 화장실·급수시설, 비상 대피로 확보가 중요하다. 도심 개최는 시민 통행과 교통 운영을, 서울공항 개최는 대규모 수송과 임시시설 설치 여건을 함께 따져야 한다. 장소에 따라 서울시의 지원 항목과 비용도 달라질 수 있다.

정순택 서울대교구장이 이끄는 조직위원회와 서울시 등 관계기관의 협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안전성과 운영 여건을 확보하면서 서울의 대규모 지원이 관광·도시 홍보 효과로 어떻게 이어지도록 할지가 최종 행사 배치의 주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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