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로 민주주의 못 얻어"…美, 베네수 귀국 마차도에 '찬물'

망명 중 귀국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 사진연합뉴스AFP
망명 중 귀국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 [사진=연합뉴스/AFP]

해외에서 망명 중이던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가 본국으로 돌아오자, 베네수엘라 과도정부를 뒷받침해 온 미국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9)는 지난 25일 본국으로 전격 귀국했다. 베네수엘라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아온 마차도는 지난해 12월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비밀리에 출국한 뒤 해외 망명 생활을 이어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취재진과 만나 "거리 시위로는 민주주의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당시 마차도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발언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이끄는 민주화 이행 과정에 마차도가 끼어들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됐다.

미 백악관 소식통 역시 "베네수엘라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최고의 외교적 성과"라며 "이런 성과가 무너지고 마차도가 방해꾼이 된다면 누구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점진적인 민주화 이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차도의 귀국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베네수엘라 대선을 치르겠다는 구상이지만, 선거에 앞서 대법원과 국가선거위원회 개혁 등의 정비가 먼저 완료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올해 1월 미국이 축출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충성파들이 여전히 대법원 등을 장악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미국은 3천억 달러(약 399조 원) 규모의 베네수엘라 국가 부채 해결과 치안 서비스 개편 등도 선결 과제로 꼽고 있다.

반면 야권 지도자인 마차도는 2027년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며, 점진적 민주화 이행을 꾀하는 미국과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마차도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의 과도정부와 미국이 맺은 대규모 석유 거래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매장량을 지닌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해 미국이 지배적 권리를 챙기는 것은 명백한 자원 수탈이라는 취지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텍사스 유세에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무상으로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장 인근에 정박한 유조선을 가리키며 해당 원유를 "선물"이라 규정했고, 앞으로 수십억 배럴을 추가로 들여오겠다고 공언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은 축출된 마두로 정권에서 장관과 부통령을 지낸 인물이지만, 친미적이고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덕분에 미국은 그의 과도정부를 인정해 주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으나, 이 과정을 2029년 1월에 끝나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이후로 늦추려는 시도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내가 가능한 오랫동안 이 자리에 머물면서 행정부를 떠나기 전에 베네수엘라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이 대통령 궐위(공석)를 공식 선언할 경우 6개월 뒤 대선이 열린다.

루비오 장관은 대법원과 선거위원회 등 선거 인프라 정비가 우선이라며 "누군가가 이 과정을 방해하려 한다면 그것은 베네수엘라에 큰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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