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해를 입던 여성의 새로 옮긴 주소가 법원과 경찰의 잇따른 실수로 가해자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대구여성의전화에 따르면 대구지법은 지난 23일 접근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스토킹 잠정조치 결정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해자 주소란에 피해자의 새 주소를 잘못 기재한 뒤 송달 절차를 진행했다.
가해자와 최근 이혼한 피해자는 지속적인 스토킹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거주지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상태였다.
법원은 우편 발송 당일, 스토킹 잠정조치 신청 진행 상황을 확인하러 방문한 피해자로부터 주소가 잘못 적힌 사실을 전해 듣고 뒤늦게 송달 절차를 중단했다. 그러나 이를 알지 못했던 대구남부경찰서는 법원이 잘못 작성한 결정문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가해자에게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여성의전화는 "법원은 실수라고 인정했지만, 가해자가 얼마든지 잘못 적혀 있는 주소가 피해자의 새 주소라고 의심하고 찾아가 볼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피해자는 불안도가 높아져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폭력 피해자들이 소송 중 자신의 정보가 노출돼 다시 폭력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생명을 잃지 않도록 신속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법 절차 과정에서 여성폭력 피해자의 주소가 가해자에게 노출되는 치명적인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8월 경기 용인에서는 성범죄 피해를 신고한 30대 여성이 허위 소송 등을 통해 주소를 알아낸 가해자에게 살해됐다. 지난달 1일 경기 광주에서도 이혼 소송 서류에 기재된 거주지가 남편에게 알려져, 상대 여성이 결국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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