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36년간 '7대 하락장' 살펴보니…평균 하락률 –45.5%, 고점회복 32개월, 이번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1026사진하성민 수습기자 gkgk000920ajunewscom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사진=하성민 수습기자 gkgk000920@ajunews.com]

한국 증시는 1990년~2026년 일곱 차례의 폭락장을 경험했다. 코스피가 20% 이상 급락했던 때다. '7대 하락장' 때 지수는 평균 45.5% 하락했고, 낙폭을 회복하기까지 약 32개월 걸렸다. 올해 코스피는 글로벌 금리 인상과 인공지능(AI) 투자 버블 우려가 겹치며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다. 약 4개월째 조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하락 국면이 진행 중인 만큼 섣불리 바닥을 예단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코스피를 흔들었던 폭락장에서 현재 답답한 투자 전략의 실마리를 찾아봤다.

◆10개월 전으로 되돌아간 코스피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연중 최고점인 9114.55(종가 기준)에서 지난 26일 5469.47(종가)로 40% 하락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 1월 말(5224.36)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코스피 시총으로 환산하면 약 7450조원에서 4460조원으로 4개월 만에 2990조원이 증발했다.

이번 하락장은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로 주가 할인율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자본지출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촉발했다. 'AI 버블론'과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AI 반도체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휩싸인 코스피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랠리 둔화, 투자금 조달 비용 상승,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자본지출 지속성에 대한 시장 회의론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당초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1만2000에서 9000으로 25% 하향한다"고 밝혔다.

◆역대 급락장 평균 하락률은 45.5%
아주경제가 1990년 이후 20% 이상 하락한 7번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낙폭은 IMF 외환위기 때 나타났다. 코스피는 1995년 10월 1016.77(14일)에서 1998년 6월 저점인 280(16일)까지 약 32개월간 하락했다. 전고점 대비 하락률은 72.5%로, 역대 하락장 가운데 유일하게 70% 이상 폭락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때도 코스피는 2000년 1월 1059.04(4일)에서 2001년 9월 468.76(17일)까지 20개월간 55.7% 하락했다. 이후 이어진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10월 2064.85(31일)에서 2008년 10월 938.75(24일)까지 12개월간 54.5% 하락하는 조정이 이어졌다. 두 사례 모두 고점 대비 낙폭이 50% 이상을 기록한 대형 하락장이다.

충격이 가장 완만했던 사례는 그리스 국가부채가 유로존으로 전이된 2011년 유럽 재정위기다. 당시 코스피 하락률은 25.9%로 비교 사례 중 가장 낙폭이 적었다. 2020년 코로나19는 충격도 컸지만 회복도 강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그해 1월부터 3월까지 35.7% 하락한 코스피는 3월 457.64(19일)를 연중 저점으로 5개월 만에 전고점을 뛰어넘었다. 2021~2022년 긴축·금리 인상 국면에는 2021년 7월 3305.21(6일)에서 2022년 9월 2155.49(30일)까지 15개월간 34.8% 하락했다.

◆전고점 회복까지 평균 32개월
일곱 번의 급락장에서 전고점 회복까지는 평균 32개월이 소요됐다.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 회복이 가장 길었고(67개월), 코로나19(5개월)가 가장 짧았다. 2000년 닷컴버블(46개월), 2021년 글로벌 긴축·금리 인상(35개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26개월), 1997년 IMF 외환위기(13개월)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낙폭과 회복기간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하락폭은 과거 평균 대비 5.5%포인트 높고, 127일째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를 짓누르는 대외 악재가 워낙 많고, 공포-과매도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올해 하락장의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11월께에는 하락추세가 바닥을 다지고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2027년 코스피 밴드는 5200~8200선으로, 내년 상반기 안에 전고점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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