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이 이끄는 세르비아 진보당(SNS)이 전날 총선에서 학생 주도 야권 세력인 '학생명부'에 패배한 이후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패배는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가 실권한 지 6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유럽 내 러시아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14년부터 총리와 대통령을 지낸 부치치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대표적인 친러시아 정치인이다.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EU의 대러시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량 수입하는 등 경제·정치·군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이어 세르비아의 새 지도부를 향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세르비아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알다시피 탱고는 혼자 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르비아의 대러시아 정책이 당장 바뀔지는 불확실하다. 총선에서 승리한 학생명부는 선거 과정에서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군사적 중립을 유지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학생명부 관계자인 요보 바키치도 이날 러시아 RT방송에 "러시아를 강대국이자 역사적으로 중요한 협력 상대이자 여러 경우에 우리의 보호자였던 국가로 존중한다"며 기존 대러시아 외교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치권에서는 세르비아가 EU 가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러시아 제재 동참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세르비아 새 정부의 실제 외교 노선은 선거 공약이 아닌 출범 이후 첫 정책 결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전 총리가 패배한 이후 헝가리와 EU의 관계가 가까워진 점도 러시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 외교전문지 '러시아 인 글로벌 어페어스'의 표도르 루키야노프 편집장은 헝가리의 사례를 거론하며 세르비아 역시 EU 쪽으로 외교 노선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로서는 기대할 만한 좋은 일이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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