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증권업계에 신용융자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면서 자율관리가 미흡할 경우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한도 축소 등 자율관리 방안을 마련했지만 시장 상황에 맞춘 선제적인 대응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27일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중회의실에서 증권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와 금융투자협회 관계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의 CRO 등이 참석한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6월 24일 열린 증권사 CRO 간담회 이후 업계의 리스크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최근 발표된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 방안의 이행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 부원장보는 최근 증권업계가 신용융자 자율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시장 상황에 적시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증권업계는 이달 1일 총 신용공여 한도를 법정 한도의 90% 이내로 관리하고, 19일에는 신용융자 종목별 비중을 15% 이내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서 부원장보는 전산시스템 구축과 내부 규정 반영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신용융자를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지난 6월 간담회 이후 업계의 신용융자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관리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과 회사 및 투자자의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업계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4월 말 35조7000억원에서 5월 말 38조원으로 늘었다가 7월 말 32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9월 말 33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달 22일 기준 3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신용융자 잔고가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주가 급락 시 대규모 반대매매로 이어져 시장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증권사는 이미 자체적인 관리 강화에 나섰다. 국내 주식 전 종목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융자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용융자 집중도가 높은 종목의 기본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 사례가 소개됐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활용해 신용융자 잔고와 장중 급등락 종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즉시 신용융자를 제한하는 사례도 공유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사례를 참고해 증권사들이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율관리 방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규제 수단이 가동될 수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RO들은 신용융자 관리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자율관리 방안 이행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증권업계의 총 신용공여 한도 및 종목별 비중 관리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업계와의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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