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산재 사망자 3명 이상이면 과징금…작업중지권도 대폭 확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이 사망한 사업장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작업중지권도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공포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9월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주요 과제를 법제화한 것이다. 산재 예방을 위한 노사정의 역할을 강화하고 현장 노동자의 안전권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다수·반복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한 과징금 제도 신설이다. 개정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법 시행일부터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경우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3년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평균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30억원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 규모는 위반행위 횟수와 기업 규모, 사망자 수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위반 정도와 노동자 수 대비 사망자 비율, 재발 방지 노력 등도 반영해 과징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사업장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3년간 두 차례 이상 받고도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되면 노동부 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에 사업 등록 말소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작업중지가 가능해진다.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요건 역시 확대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사고로 노동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거나 생사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면 실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도 작업중지를 명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 급박한 산업재해 위험이 발생한 경우 시정이 완료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의무도 신설됐다.

산재 예방정책을 총괄할 '안전한일터위원회'도 설치된다. 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사 대표와 관계부처 차관급 공무원, 산업안전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를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지급 대상과 금액 등은 하위법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는 건설공사 발주자에서 도급인과 다른 업종으로 확대된다. 폭염과 한파도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로 명문화됐다.

다만 개정법의 주요 규정이 공포 즉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안전한일터위원회와 신고포상금 제도는 내년 1월 28일부터, 사망사고 과징금과 작업중지권 확대는 내년 4월 28일부터 적용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 확대는 건설업의 경우 내년 4월, 건설업 외 업종은 내년 10월부터 시행된다.

노동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관련 고시 등을 정비해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힘을 모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의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 즉시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새로운 제도가 안전한 일터 구축을 위한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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