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끝자락 여수 거문도와 동해의 독도. 서로 멀리 떨어진 두 섬이지만, 오래전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어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두 섬은 하나의 역사로 이어진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거문도와 독도의 역사적 인연을 조명하고, 우리 섬이 지닌 영토적·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박람회장 섬테마존에서는 독도를 비롯해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섬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독도의 날을 앞두고 남해의 거문도 어민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며 어로 활동을 했던 역사적 기록이 관심을 끈다.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다. 독도의 역사를 살펴보면 국가의 행정적 관할뿐 아니라 바다를 오가며 생업을 이어온 어민들의 활동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조선 숙종 때 안용복은 울릉도와 독도 인근에서 조업하던 일본 어민들과의 분쟁 과정에서 조선의 영유권을 주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에는 울릉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독도의용수비대가 조직돼 독도 수호 활동을 펼쳤다.
독도와 남해안 어민들의 관계 역시 오래된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1882년 울릉도를 조사한 이규원의 기록에는 울릉도에서 벌목과 어로 활동을 하던 전라도 사람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또 거문도 주민 김병순이 남긴 기록에는 독도에서 미역을 채취하고 강치를 잡았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이는 오늘날 먼 거리로 인식되는 울릉도와 독도가 과거 남해안 어민들에게는 생계를 위해 찾아가던 활동 무대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여수 거문도와 초도 주민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며 어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은 남해와 동해의 섬들이 단절된 공간이 아니라 바닷길을 통해 연결된 생활권이었음을 시사한다.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이처럼 섬과 바다에 축적된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주행사장에 섬테마존을 마련했다.
섬테마존은 국내외 대표 섬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성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관람객들이 여러 섬의 특징을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우리나라 섬을 소개하는 공간에서는 독도를 비롯해 여수의 여러 섬과 제주 가파도, 전남 완도 청산도 등을 만날 수 있다.
독도의 역사적 의미와 함께 각 지역 섬들이 지닌 자연경관과 생활문화, 관광자원 등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계 섬을 소개하는 공간에는 거대한 석상으로 알려진 칠레 이스터섬과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한 마다가스카르, 포르투갈 아조레스 제도, 인도양의 몰디브 등이 소개된다.
관람객들은 우리나라 섬과 세계 각국의 섬을 비교하면서 지리적 환경에 따라 형성된 다양한 생활문화와 생태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독도의 날은 섬의 영토적 의미뿐 아니라 인구 감소와 고령화,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섬 지역의 현실을 돌아보는 계기이기도 하다.
섬은 해양영토를 구성하는 공간인 동시에 주민들이 오랜 세월 생활해 온 터전이다. 섬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연환경 보전과 함께 정주 여건 개선, 생활문화 계승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섬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알리고 섬 지역의 미래 가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종기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독도의 날을 맞아 박람회장에서 우리 섬의 의미를 되새기고, 섬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이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문도 어민들이 먼바다를 건너 독도까지 오갔던 역사는 섬이 단순히 육지에서 떨어진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물자, 문화가 오가던 삶의 현장이었음을 보여준다.
독도의 날을 맞아 우리 섬의 역사를 되짚는 일이 섬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살피는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지난 9월 5일 개막해 오는 11월 4일까지 여수 돌산 진모지구와 여수세계박람회장, 개도·금오도 일원에서 열린다. 박람회는 국내외 섬의 생태와 문화, 역사, 미래 가치를 소개하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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